(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통증과 알레르기 등의 치료에 널리 쓰이고 있는 스테로이드제제는 단기간 사용도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류가 개발한 가장 강력한 염증 치료제인 스테로이드는 류머티스 질환과 퇴행성 관절염, 알레르기, 비염, 피부염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쓰이고 있으며 먹는 약, 바르는 약, 안약, 주사제 등 여러 형태로 나와 있다. 효과가 좋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단기간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미국 미시간대학 의대 소화기내과 전문의 아크바르 왈지 박사는 스테로이드제제는 단기간 사용해도 5~90일 사이에 골절, 패혈증, 정맥혈전 색전증(VTE)이 나타날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3일 보도했다.
다만 스테로이드제제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높다는 것이며 절대적인 위험은 아주 낮다고 왈지 박사는 강조했다.
개인 의료보험에 가입한 150만 명의 3년간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 가운데 5명 중 한 명이 조사 기간에 프레드니손 같은 경구용 코티코스테로이드를 단기 처방받았다. 이들은 패혈증, 골절, 정맥혈전 색전증 발생률이 스테로이드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최대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작용 발생률은 스테로이드 처방 후 첫 30일 동안이 가장 높았고 3개월 후까지도 위험이 높은 상태가 지속됐다.
패혈증 발생률은 스테로이드 단기 사용 그룹이 0.05%로 사용하지 않은 그룹의 0.02%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
정맥혈전 색전증 발생률은 스테로이드 그룹이 0.12%, 대조군이 0.09%였고 골절 발생률은 스테로이드 그룹이 0.51%, 대조군이 0.39%였다.
연구팀은 스테로이드 처방 전과 후의 부작용 발생률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처방 후 30일 이내가 처방 전보다 패혈증 위험은 5배, 정맥혈전 색전증은 3배 이상, 골절은 약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같은 호흡기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은 그룹과 받지 않은 그룹으로 분류해 부작용 발생률을 비교해 봤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스테로이드 처방 그룹은 대조군에 비해 패혈증 위험은 5배 이상, 정맥혈전 색전증은 약 3배, 골절은 2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정맥혈전 색전증이란 다리 등의 심부정맥에서 형성된 혈전 조각이 떨어져 나와 혈류를 타고 돌다가 다른 혈관을 막아버리는 것으로 폐동맥을 막으면 폐색전증, 관상동맥을 막으면 심근경색, 뇌동맥을 막으면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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