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적폐청산→재조산하'…세월호 3주기 '터닝포인트' 될까

입력 2017-04-14 11:44  

文 '적폐청산→재조산하'…세월호 3주기 '터닝포인트' 될까

안전 인재영입·안전공약 준비…상처 딛고서 "나라를 나라답게"

安과 치열한 중도싸움 속 '적폐' 구호 부담…기조 무게중심 옮길듯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을 세월호에서부터 시작하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세월호 참사 3주기를 계기로 그동안의 '적폐청산' 기조를 '재조산하(再造山河·나라를 완전히 새로 만든다는 뜻)'로 업그레이드할 전망이다.

이제까지는 국가가 제 역할을 못 한 원인을 진단하고 책임을 가리는 데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국가 건설의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가장 큰 '상처'로 남아있는 세월호 참사를 극복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문 후보 측의 구상이다.

이러한 변화에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중도층 끌어안기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적폐청산' 구호 대신 미래 지향적이고 국민 통합적인 기조가 필요하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적폐청산' 구호가 중도층 끌어안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문 후보가 빠르게 메시지의 무게중심을 이동시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세월호 참사 3주기의 경우 문 후보로서는 '새로운 출발'을 알릴 충분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문 후보는 지난달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이 결정됐을 때에도 첫 외부행보로 팽목항을 방문해 "이제 상처와 분열을 치유하고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위해 온 국민이 하나가 돼야 하는데 그 시작이 팽목항"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세월호 3주기가 다가오면서는 '안전한 나라'를 강조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문 후보는 이날 류희인 전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 조성완 전 소방방재청 차장, 안종주 사회안전소통센터장, 이희권 강원대 지질학과 교수 등 안전 분야 전문가를 선대위에 영입했다.

16일 추모식과 시기를 맞춰 안전분야 공약 발표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에는 선거 슬로건도 '나라를 나라답게'로 정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터져나온 '이게 나라냐'라는 외침에 화답한 것이라고 문 후보 측은 설명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가장 절망적인 곳에서 희망이 싹틀 수 있다는 것이 문 후보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적폐를 청산하는 것은 물론 기본이다. 그러나 이제 적폐를 넘어 완전히 달라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에도 뜻을 모아야 한다"며 "문 후보는 안전한 대한민국 뿐 아니라 민생·경제·안보·국민통합 등에서 차례로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문 후보의 이같은 '좌표 이동'과 관련, 대권을 두고 외나무다리 싸움을 벌이는 안 후보와의 중도층 끌어안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선대위 내에서는 중도·보수층에서 '적폐'라는 단어에 부정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문 후보의 메시지에서도 이를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외부의 시선도 곱지만은 않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에 나와 "우리 국민이 느끼는 문제는 지난 20여년 동안 형성돼 쉽게 없어지지 않는 문제들이다. 지난 20년간 정의당을 뺀 4당이 전부 집권을 하지 않았나"라며 "불공정, 불평등 등 사회적 격차 문제에서는 다들 책임이 있다. '적폐'라는 말을 쓰는 것은 상대를 정략적으로 공격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후보 측도 이 구호를 사용하는 데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

김민석 종합상황본부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적폐세력에 속했던 분들 가운데 일시적으로 안 후보에 마음을 주는 분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안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이 100% 다 과거의 적폐세력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적폐청산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과거를 바로잡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다만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해 새로운 국가로 나가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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