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상도동계 모시기' 줄다리기…사활건 인재영입경쟁

입력 2017-04-14 12:24   수정 2017-04-14 14:08

文-安 '상도동계 모시기' 줄다리기…사활건 인재영입경쟁

선대위 자리 비워놓고 김덕룡·김현철 모시기

안희정·박원순 쪽 인물 영입 경쟁도 치열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이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상도동계' 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후보가 양강 구도가 형성된 상황에서 표면적으로는 세 확장을 꾀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정치사에서 상도동계가 차지하는 의미가 남다른 덕에 양측의 줄다리기에 더 관심이 쏠린다.

문 후보 측과 안 후보 측이 영입하려고 하는 대표적인 상도동계 인사는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다.

상도동계 영입 이야기가 먼저 흘러나온 쪽은 안 후보 측이다.

안 후보 측 관계자들은 13일 "김 이사장이 안 후보 측에 합류하기로 했다"면서 "내부 조율을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14일 문 후보 측이 김 전 대통령 아들인 김 교수를 영입하는 데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상도동계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양측에 두 사람의 영입은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김 이사장은 2012년 대선 때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당시 김 교수도 "이번 선거는 민주 세력이 이겨야 한다"면서 사실상 문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호남에 지역 기반을 둔 민주당이 두 사람을 성공적으로 영입할 수만 있다면 '양김 시대' 부산·경남(PK)을 대표한 개혁세력과 손잡는 것인 만큼 '동진 정책'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이 거제 지역에 김 교수 공천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는 이야기가 돌 정도로 오래전부터 문 후보 측은 김 교수의 영입에 공을 들였다.

반대로 문 후보 측이 영입을 위해 신경 써온 상도동계 인사가 국민의당으로 온다면 안 후보에게는 최상의 호재다.

부산이 고향인데도 부산·경남 지역에서 문 후보에 비해 지지율이 뒤지는 상황에서 PK 개혁세력의 대표적 인물들을 영입한다면 이 지역 열세를 어느 정도 만회할 가능성이 있다.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이 당을 떠난 상황에서 5년 전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던 이들을 끌어안는다면 문 후보의 리더십 문제를 에둘러 비판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상도동계는 어떤 형태로든 한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상도동계는 통합과 화합을 잘할 수 있는 대선후보에게 같이 움직이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문 후보와 안 후보 양측은 선대위 요직을 비워놓은 채 이들을 모시려는 영입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도동계 영입전이 본격화하면서 앞서 벌어진 양측의 인물 모시기 경쟁에도 불이 붙는 모양새다.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도왔던 현역 의원들이 대표적이다.

상당수는 이미 문 후보 측 선대위 조직에 합류했지만,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탈당설과 지난해 총선 전 탈당한 무소속 홍의락 의원의 국민의당 합류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당은 두 사람은 물론 '정책통'인 변재일 의원의 영입 의사를 꾸준히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경선 당시 안 지사의 경제정책을 담당했던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은 안 후보의 경제특보로 합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 인사들도 양측으로 갈라지는 분위기여서 하승창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경선 단계부터 문 후보 측에 힘을 실은 반면, 박 시장을 지지하는 모임인 '시민시대' 인사들은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 입당을 예고했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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