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對)러 강경파 전문가…푸틴 심리상태 분석가로도 유명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러시아 정책 수석 고문인 피오나 힐이 러시아에 우호적이던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최근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유럽 및 러시아 선임국장으로 합류한 힐(44)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영국 학자이자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원을 지낸 대(對) 러시아 강경론자다.
2006∼2009년에는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에서 러시아·유라시아 전문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힐이 2013년 펴낸 푸틴 대통령의 전기 '푸틴: 크렘린의 요원'(Mr. Putin: Operative in the Kremlin)은 푸틴 대통령의 심리상태를 자세히 분석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영국 정보기관은 500페이지 분량의 이 책을 푸틴 대통령을 파악하는 데 유용한 최고의 교본으로 꼽기도 했다.
이 책은 옛 소련 정보기관 KGB 출신의 푸틴 대통령을 "정보 조작, 은폐, 가짜정보 생산의 달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더타임스는 이는 지난 11일 백악관이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을 숨기려고 한다고 비판하면서 공개한 4쪽 분량의 보고서에 담긴 러시아에 대한 인식과 일치한다고 미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는 "4월 4일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에 러시아가 보인 반응은 다른 끔찍한 행동들에서 나타난 반응과 유사하다"며 "국제사회에 혼동과 의구심을 퍼뜨리려고 혼란스럽고 많은 얘기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힐의 NSC 발탁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그간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로 논란을 일으켰던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를 둘러싼 자신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불식시키려고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전 기간은 물론 취임 이후에도 푸틴 대통령에게 호감을 드러내며 미·러 관계 개선을 공언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측근들의 '러시아 내통' 논란 등 연이은 국내 정치적 악재 속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알 아사드 정권의 공군기지 폭격을 전격 실행하면서 러시아와 갈라섰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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