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사실 반도체 잘 몰랐다…적응위해 노력한 것"

입력 2017-04-15 08:00   수정 2017-04-15 09:46

최태원 "사실 반도체 잘 몰랐다…적응위해 노력한 것"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사회가 바뀌면 유연하게 변신해야 합니다. 제가 예전에 반도체를 알았겠습니까. 해야 한다고 하니까 매일 책도 읽고 어떻게든 열심히 해서 이제는 비즈니스 판단을 할 정도까지 오게 됐습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말이다.

SK하이닉스라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수장인 그가 사실은 과거에 '반도체 문외한'이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그의 발언은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나왔다. 급변하는 사회 변화에 대응하려면 기존 모델에서 벗어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다가 언급한 자신의 경험이다.

올해 들어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공격 경영' 행보를 보이는 최 회장이 변화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 "내가 미술을 잘한다고 해서 이걸로 뭔가만 해야 한다고 고집하면 세상에 적응하기가 어려워진다"며 "세상을 읽고 어떻게 내 목적을 달성할지 다각적으로 사고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5년 전 주위 반대 속에 과감하게 SK하이닉스를 전격 인수한 뒤 그룹의 규모를 한 단계 성장시킨 점을 염두에 둔 듯 "당시 반도체도 잘 몰랐지만 해야 한다고 생각돼 한 것이었다"며 "3~4년 하다 보니 이제는 전문가가 하는 이야기를 알아들을 정도는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큰 수익을 올린 정유업체 SK이노베이션의 예를 들며 사회가 빠르게 변할 때는 기존 모델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유가 변동이 워낙 심하다보니 업체들은 직접 유가를 예측하기보다는 차라리 추가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헤징(가격변동 위험 분산)하는 쪽을 택하고 있다"며 "그렇게 한 뒤 원유를 들여와 정제해서 안정적으로 판매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다가 그렇게 하지 말고 (수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재고를 조절하면서 일정 부분에 대해 직접 (유가를) 예측해보기로 했다"며 "1년은 너무 기니까 한 달 두 달 단위로 데이터를 모아 계속 포지션을 바꾸면서 여러 기법으로 예측했는데 그 결과 확률이 높아졌고 몇천억 원씩 추가 수익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기존 모델이 깨지면서 생긴 일"이라며 "이제는 원유뿐만 아니라 제품 가격에도 이런 시도가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있다.

작년 7월 확대경영회의에서는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슬로(느린)가 아니라 서든데스(갑작스러운 죽음)가 될 수 있다"며 변화의 절실함을 강조했다.

지난 1월에도 '딥 체인지(Deep Change)'를 통한 새로운 가치 창출'을 새해 경영방침으로 정하고 조직 내부로부터 근본적인 혁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승진 임원과의 만찬에서는 "(SK그룹은) 정보기술(IT)과 에너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며 "변화를 받아들이고 장점을 살리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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