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장 "장애인 뭐하러 가르치나…특수학급 없애야" 망언

입력 2017-04-14 17:10  

초등학교장 "장애인 뭐하러 가르치나…특수학급 없애야" 망언

"특수학급 지원 너무 많아…장애인들 끼리끼리 있게 해야"…장애인 비하 발언 쏟아내

장애 가진 특수학급 신임 강사 면담서…교육당국, 조사 착수

(충주=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한 초등학교 교장이 지체장애를 가진 방과후 수업 강사 앞에서 장애인 비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






14일 충북 충주시 장애인 인권연대에 따르면 충주 모 초등학교 A교장은 지난 6일 이 학교 병설유치원 특수학급 방과후 강사 계약을 위해 방문한 B(여)씨를 만난 자리에서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을 쏟아냈다.

A교장은 "특수학급 애들한테 주는 지원이 너무 많다"며 "특수학급은 모두 없애고 (장애인 원생들을) 모두 특수학교로 보내고 특수교사도 장애인들로만 뽑아서 끼리끼리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네끼리는 동정하지 않을 거 아니냐"는 말도 했다.

또 "아이들이 좋아지지도 않을 텐데 뭘 그렇게 가르치려고 하느냐. 무의미하겠지만 열심히 해보라. 그런데 특수학급 아이들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A교장은 "일반 학급 아이들이 늘어야 하는데 특수학급만 늘고 있다"는 불만도 털어놨다.

이 자리에는 B씨와 다른 강사 2명, 특수교사 등이 함께 있었다.

특수학급 방과후 프로그램 강사로 채용된 B씨는 본인도 지체장애를 가졌으며, A교장의 발언에 심한 모멸감을 느꼈다고 장애인 인권연대는 전했다.

B씨는 이 자리에서 "아이들이 평생 살아가면서 받아야 할 사회적 차별에 비하면 학교 다니면서 받는 지원은 결코 많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A교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B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글에서 "아이들을 열심히 가르쳐보겠다고 찾아온 강사들에게 이런 말을 해야 했을까. 특수학급이 세 반이나 있는 학교의 교장으로 어울리는 사고일까. 불쾌감과 모멸감으로 가득했던 시간이었다"고 당시 감정을 전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장애인단체는 충주교육지원청 앞에서 매일 항의 집회를 열어 A교장에 대한 징계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당국은 A교장 발언의 내용과 경위를 조사 중이며, 징계 여부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A교장도 자폐증을 앓고 있는 자녀를 둔 것으로 확인됐다.

A교장은 파문이 커지자 사과문을 내고 "씻을 수 없는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그는 "내 아이를 보통 아이들처럼 성장하게끔 오랫동안 노력해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장애아를 바꾸는 건 불가능하고 의미 없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을 갖게 됐고 이런 생각을 주변 사람들에게 쉽게 말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k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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