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사 밝혀…러 대표 '휠체어 가수' 문제 해결 안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오는 5월 우크라이나에서 개최되는 유럽 최대 음악 경연 축제 '유로비전'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유로비전을 주관하는 유럽방송연맹(EBU)은 1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유로비전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며 러시아의 참가를 허용하기 위한 연맹의 모든 시도가 무산됐다고 전했다.
EBU는 "올해 축제 개최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대표로 선발된 율리야 사모일로바의 입국을 거부한 이후 연맹은 러시아 측 주관사인 '제1채널' 방송에 위성중계를 통한 간접 참가와 대표 교체 등의 2가지 대안을 제시했지만, 러시아 측은 이를 거부했다"고 소개했다.
EBU는 또 "러시아 방송사가 유로비전의 생중계도 거부했다"면서 "이는 러시아가 더이상 올해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러시아 대표인 사모일로바가 자국법을 위반했다며 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사모일로바가 2015년 6월 콘서트 참가를 위해 우크라이나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크림반도를 방문한 것을 입국 거부 이유로 들었다.
사모일로바는 당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부터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열린 스포츠 진흥 콘서트에 참가해 노래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불법 점령하고 있다며 크림을 방문하려는 외국인은 자국의 허가를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후 EBU는 러시아 측 주관사인 국영 TV방송 '제1채널'에 사모일로바가 러시아에서 노래하고 이를 위성 통신을 통해 화상으로 생중계하는 방식의 참가를 허용하겠다고 제안했으나 러시아 측은 "이상한 제안이며 행사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러시아 측은 뒤이어 사모일로바 대신 우크라이나 입국에 문제가 없는 다른 대표를 선발해 달라는 EBU 측의 요청도 거절했다.
1956년 스위스에서 시작된 유로비전 가요제는 유럽 최대의 음악 경연 축제로 아바(ABBA), 셀린 디옹, 조니 로간 등 유명 가수들을 배출했다.
올해 축제는 오는 5월 중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40여 개국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러시아 대표로 선발됐던 27세의 '휠체어 가수' 사모일로바는 어린 시절 예방주사를 잘못 맞아 신체 장애인이 된 가수로 2014년 러시아소치 패럴림픽 개막식에서 노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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