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8명 대형 건설사로부터 177조원 뇌물수수 의혹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정부가 각료들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지율이 간신히 두 자릿수를 유지하는 테메르 대통령은 각료들의 부패 스캔들까지 터지면서 국정운영에 큰 부담을 안게 됐다.
15일(현지시간) 국영 뉴스통신 아젠시아 브라질에 따르면 테메르 정부 각료 8명이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로부터 4천880만 헤알(약 177조 원)의 뇌물을 받은 의혹과 관련해 사법 당국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오데브레시의 전·현직 임원 17명은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뇌물 제공 사실을 진술했다.
이들 각료에게 뇌물이 전달된 시점은 멀게는 2006년, 가깝게는 2014년에 이루어진 것이다.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의 대법원 주심 재판관인 에지손 파킨 대법관은 각료 8명에 대한 수사를 결정했다.
브라질 현행법에 따르면 전·현직 대통령과 연방정부 각료, 상·하원 의원은 대법원에서만 재판을 받는다.
수사 대상에 오른 각료는 엘리제우 파질랴 수석장관을 비롯해 테메르 대통령의 측근이 대부분이다. 각료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면 테메르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최근에 이루어진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10%, 보통 31%, 부정적 55%, 무응답 4%로 나왔다.
지난해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탄핵을 거쳐 테메르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부정적 평가가 55%에 달한 것은 처음이다.
테메르 개인에 대한 평가도 나빠졌다. 테메르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9%에 달했다.
호세프 전 대통령 정부와 비교에서도 '더 못하다' 41%, '별다른 차이가 없다' 38%, '더 낫다' 18%로 나와 탄핵 명분을 희석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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