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세 번째 선발 등판을 앞둔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왼손 투수 류현진(30)의 과제는 왼손 타자 봉쇄다.
다저스 구단이 아직 공식 발표를 안 했으나 별일이 없다면 류현진은 닷새 만에 등판하는 일정에 따라 19일 오전 11시 10분(한국시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쿠어스필드, 리글리필드에서 던진 류현진은 올해 처음으로 홈경기에서 팬들에게 인사한다.
홈에선 지난해 유일한 등판이던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86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다. 정규리그 개인 통산 60번째 선발 등판이라는 의미도 있다.
2015년 왼쪽 어깨, 지난해 왼쪽 팔꿈치를 잇달아 수술하고 천신만고 끝에 다저스 선발 투수진에 합류한 류현진이 풀어야 할 숙제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올해 두 번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타순이 한 바퀴 돈 뒤 집중타를 허용하는 약점도 노출했다.
빠르지 않은 빠른 볼의 평균 구속을 얼마나 더 유지할 수 있느냐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중에서도 왼손 타자에게 유독 약한 점이 눈에 띈다.
류현진은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9⅓이닝을 던져 홈런 3개 포함 안타 12개를 맞고 6점을 주고 2패를 당했다. 피안타율은 0.316으로 치솟았다.
작년까지 통산 피안타율 0.256보다도 6푼이나 높다.
특히 오른손 타자보다 대결한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왼손 타자에게 올해 전체 피안타의 절반이 넘는 안타 7개를 내줬다. 피안타율이 0.467에 달한다.
이에 반해 우타자 피안타율은 0.217로 낮은 편이다. 빠른 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4가지 구종으로 우타자를 쉽게 요리했으나 정작 좌타자 공략은 신통치 않았다.
왼손 타자에게 내준 볼넷과 몸에 맞은 볼은 조기 강판으로 직결돼 아쉬움을 남겼다.
류현진은 첫 등판이던 8일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1-1이던 5회 선두 우타자 더스틴 가노에게 왼쪽 폴 상단을 맞는 홈런을 내준 뒤 흔들렸다.
곧바로 이날 콜로라도 선발 투수로 좌타자인 카일 프리랜드에게 우전 안타, 역시 좌타자인 찰리 블랙먼에게 볼넷을 각각 허용해 자초한 2사 1, 3루에서 강판했다.
14일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도 0-2로 뒤진 5회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나온 좌타자 존 제이를 몸 맞는 볼로 내보내 불씨를 키웠다.
경기 후 류현진도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고 한탄했을 정도로 이 실투의 영향은 컸다.
류현진은 결국 카일 슈와버, 앤서니 리조 두 좌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더 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화근인 왼손 타자의 출루를 막지 못하면 류현진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내 투구)와 복귀 첫 승리라는 두 가지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해까지 통계를 보면, 류현진은 왼손 타자를 그리 잘 방어하진 못했다.
피안타율(0.274 vs 0.250), 출루허용률(0.315 vs 0.294), 장타허용률(0.393 vs 0.360) 모두 오른손 타자보다 왼손 타자에게 나빴다.
하지만 올해엔 그 간극이 너무 벌어졌다. 좌타자 공략에 효과적인 커브와 슬라이더의 각도를 얼마나 살리느냐가 류현진의 세 번째 등판 결과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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