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구 "29일까지 상황 나아지지 않으면 유승민 사퇴 건의해야"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의총에서 논의…'안철수 지지선언' 해야"
劉측 "부도덕한 언동, 의연하게 갈 것"…17일 0시 공식선거운동 돌입
(서울·안산=연합뉴스) 이귀원 김동현 류미나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공식 후보등록을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준비하는 시점에서 16일 당내에서 처음으로 향후 지지율 변화가 없으면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그러나 유 후보 측은 '사퇴 건의' 주장에 대해 "불순한 의도"라며 강력히 반발하면서 완주 의사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해 유 후보의 사퇴 여부와 보수 및 중도 후보 단일화 여부를 놓고 당내 파열음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통해 유 후보에 대해 "4월 29일(투표용지 인쇄 시기)까지 기다려보고 "상황(지지율)이 나아지지 않으면 후보에게 사퇴를 건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는 29일까지 현재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 후보의 지지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후보 사퇴 목소리를 본격적으로 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 14일에는 소속 의원 20여 명이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조찬회동을 했고, 이 자리에서 일부 의원들은 완주가 어려울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며 당을 위해 후보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이른바 '중도 사퇴론'을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이 의장은 또 "사퇴 건의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총을 열어 후보사퇴를 포함한 당의 방향을 논의해야 한다"면서 "의총에서는 단일화보다는 사퇴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방식은 타당 후보와의 연대가 아니라 조용히 사퇴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총 전에 유승민 후보를 설득하는 자리도 만들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오는 29일이 마라톤으로 치면 49㎞ 중 35㎞ 정도라고 생각한다. 거기서 다시 한 번 완주 여부를 생각할 시점이라고 판단한다"면서 "(의총에서)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로 국민의 요구가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이어 "정치공학적 논리가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받드는 차원에서 당 대 당 통합은 아니더라도 바른정당 의원들이 안철수 후보 지지 선언을 해야 한다. 유 후보가 사퇴하지 않고 당의 후보로 남아 있는다 해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다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 간의 지지만으로 안 후보가 당선되기 어렵다"면서 "한국당내 소위 비박(비박근혜)계까지 힘을 합쳐 국회의원 100여명 정도가 안 후보에 대한 지지에 나서야 국민에게 향후 국정에 대한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여론은 바뀌기 시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안 후보의 약점이 소수정당 후보라는 것인데, 100명 정도가 지지하면 '30여석으로 뭘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은 사라질 것"이라면서 "그런 차원에서 (한국당의) 비박계와 물밑 접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바른정당 의원들도 살길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이게 무슨 김무성(바른정당) 박지원(국민의당) 의원 등 몇 명이 뒤에서 만나서 뭘 하고 이런 식이 돼서는 안 되고,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그런 모양새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의장은 "대놓고 비박계 의원들을 끌어오고, 탈당하고 그런 방식이 아니라 의원들끼리 회동을 하고 그런 수준으로 국민이 느끼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자신의 발언 이후 파장이 예상되자 "내 개인 의견을 말한 것일 뿐"이라면서 해명을 시도했다.
유 후보는 이날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년 기억식' 참석 후 이 의장의 사퇴 건의 언급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여기서 할 얘기가 아니다. 여기서 정치적 얘기를 하지 않겠다"다고 말해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유 후보는 17일 0시부터 서울 중구의 서울종합방재센터 방문을 시작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유 후보 중앙선대위의 지상욱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유 후보는 국민과 당원이 민주적 절차에 의해 뽑은 정당성 있는 바른정당 대선후보다. 어제 후보등록하고 오늘 공식 선거운동 코앞에 둔 시점에 사퇴 운운은 부도덕하고 제정신 있는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언동"이라며 "후보 흔들기(를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지 대변인은 또 "아무리 외롭고 험한 가시밭길이라도 국민 여러분만 보고 의연하게 용감하게 갈 것"이라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힘을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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