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청탁금지법 시행 후 200일이 지나면서 한우 가격이 내려 농가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한우 1마리당 가격이 법 시행 전보다 평균 95만원 하락했다.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 28일 한우의 전국 평균 경매가격은 1㎏당 1만8천743원이었으나 지난 14일에는 1만6천101원으로 14.1% 떨어졌다.
이를 통해 소 경매 후 농가가 수령하는 금액을 추정하면 작년 9월 28일에는 1마리당 671만 원이었지만 지난 14일에는 576만 원으로 95만원 하락했다.
월별 평균가격도 2월을 제외하면 계속 내리는 추세다.
농협경제지주는 "법 시행 이후 월별 평균가격은 전년보다 상승한 적이 없어 매년 물가인상 등으로 운영비가 상승하는 한우 농가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우 소비가 줄어들고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수입 쇠고기 소비가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한우 자급률이 40% 이하로 떨어져 37.7%를 기록했다.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대표이사는 "축산업은 전체 농업생산액의 43%를 차지할 정도로 농촌경제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았지만, 축산업의 핵심인 한우 산업이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점점 위축되고 있다"며 "청탁금지법에서 농축산물을 제외해 농촌경제가 더는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우 경매가가 크게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쇠고기 가격은 거의 하락하지 않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으로 한우 등심(1등급) 가격은 100g당 7천721원으로 1년전의 7천890원보다 169원 내리는데 그쳤다.
한우 갈비(1등급)는 1년 전보다 100g당 270원 오른 5천215원을 나타냈다.
농협 관계자는 "한우 부위별로 가격 차이가 있고 대형마트 등 각 매장이 이번주부터 할인행사를 많이 하기 시작해 이번주 이후에는 좀 더 떨어질 수 있다"며 "농축수산물 특성상 도매가의 하락이 소매가의 하락으로 완벽하게 연동되지는 않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비싸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한우 솔직히 비싸다"며 "중간 마진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지만 적당히들 했으면"이라고 말했고 다른 네티즌도 "한우 가격 너무 비싸다"며 "한우를 신토불이라는 이유만으로 비싸게 먹어야 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dy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