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과 손흥민을 관통하는 공통점…'25와 8, 그리고 아홉수'
차범근, 25세에 분데스리가 데뷔…손흥민, 25세에 최절정 기량
차범근·손흥민, 유럽리그 8시즌째에 최다골 기록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1978년 12월 '25세의 청춘' 차범근(64)은 청운의 꿈을 품고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다.
그로부터 39년이 흐른 뒤 또 다른 '25세의 청춘' 손흥민(토트넘)은 차범근이 남긴 역대 한국 선수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19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대 차이는 크지만 둘 다 '25세'라는 공통분모가 눈에 띈다. 여기에 손흥민이 대선배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려면 차범근이 돌파하지 못한 '아홉수의 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숙제를 남겨뒀다.
손흥민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본머스와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경기에서 자신의 정규리그 12호골이자 시즌 19호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4-0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일찌감치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보유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골(8골) 기록을 넘어선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의 한국인 선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19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한 손흥민은 두 시즌 동안 27골을 몰아치면서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 작성한 한국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득점(8시즌·27골)과도 동률을 이뤘다.
무엇보다 팬들은 차범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1985-1986시즌에 작성했던 한국인 역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에 손흥민이 도달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차범근은 말이 필요 없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1970년대 한국 축구를 호령한 차범근은 1978년 12월 독일 분데스리가 'SV 다름슈타트 98'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차범근은 1979-1980시즌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이적하면서부터 무서운 골 감각을 과시했다.
그는 사실상 데뷔 시즌과도 같았던 1979-1980시즌(리그 12골·시즌 15골)부터 1985-1986시즌까지 무려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독일은 물론 유럽 무대에 알렸다.
특히 차범근은 레버쿠젠에서 뛰던 1985-1986시즌에는 정규리그 17골과 컵대회 2골을 합쳐 19골을 몰아치면서 역대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작성했다.
차범근이 대기록을 작성한 이후 31년 만에 손흥민은 차범근의 대기록과 동률을 이뤄내며 '제2의 차붐'으로 우뚝 섰다.
손흥민은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19골(정규리그 12골·컵대회 6골·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을 작성하며 31년 전 대선배가 작성한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차범근이 유럽 무대에 처음 도전한 나이였던 25살의 나이에 손흥민은 대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게 됐다.
차범근은 독일 프로무대에서 8시즌 만에 한 시즌 최다골을 기록했는데, 공교롭게도 손흥민도 2010-2011시즌부터 분데스리가 1부 무대에 뛰어든 이후 8시즌 만에 레전드의 대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이제 손흥민은 차범근의 대기록을 뛰어넘으려면 '아홉수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차범근은 1979-1980시즌부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는 성공했지만 '마(魔)의 20골'은 통과하지 못했다.
이제 대선배가 넘지 못한 벽에 손흥민이 도전할 차례다. 기회는 좋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6경기와 FA컵 준결승 1경기 등 최소 7경기를 남겨놨다.
최근 4경기 연속골(5골 1도움)을 폭발한 손흥민으로서는 충분히 골을 추가할 수 있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심리적으로 급해지는 것은 금물이다. 손흥민은 지난 1월 22일 시즌 9호골을 넣고 나서 일주일 만에 시즌 10, 11호골을 몰아친 경험이 있다.
리그에서도 지난 6일 9호골을 꽂은 손흥민은 이틀 만에 멀티골로 리그 10, 11호골을 잇달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대기록 달성을 향한 '세 번째 아홉수 도전' 역시 몰아치기 골에 능한 손흥민에게는 큰 걸림돌이 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손흥민의 '한 시즌 20골' 달성 도전은 오는 24일 '우승 다툼'을 펼치는 첼시와 FA컵 4강전부터 시작된다.
◇ 차범근 Vs 손흥민 '기록 비교'(2017년 4월 16일 현재)
┌───────────┬───────────┬─────────────┐
│ 차범근(64세) │ 비고 │ 손흥민(25세) │
├───────────┼───────────┼─────────────┤
│1978년 12월 다름슈타트│ 유럽 진출 │2009년 11월 함부르크 유스 │
├───────────┼───────────┼─────────────┤
│ 1978년 12월 보쿰전 │ 1군 데뷔전 │2011년 10월 프랑크푸르트전│
├───────────┼───────────┼─────────────┤
│98골(308경기) │ 정규리그 통산 득점 │ 57골(191경기) │
├───────────┼───────────┼─────────────┤
│ 17골(1985-1986시즌) │정규리그 한시즌 최다골│ 12골(2016-2017시즌)│
├───────────┼───────────┼─────────────┤
│121골(372경기)│각종경기 프로통산 득점│ 76골(251경기) │
├───────────┼───────────┼─────────────┤
│ 19골(1985-1986시즌) │각종경기 한시즌 최다골│ 19골(2016-2017시즌)│
└───────────┴───────────┴─────────────┘
※ 손흥민은 2009-2010시즌 2군 경기 기록 제외(6경기 1골)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차범근, 25세에 분데스리가 데뷔…손흥민, 25세에 최절정 기량
차범근·손흥민, 유럽리그 8시즌째에 최다골 기록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1978년 12월 '25세의 청춘' 차범근(64)은 청운의 꿈을 품고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 데뷔했다.
그로부터 39년이 흐른 뒤 또 다른 '25세의 청춘' 손흥민(토트넘)은 차범근이 남긴 역대 한국 선수 유럽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19골)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대 차이는 크지만 둘 다 '25세'라는 공통분모가 눈에 띈다. 여기에 손흥민이 대선배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가려면 차범근이 돌파하지 못한 '아홉수의 벽'을 뛰어넘어야 하는 숙제를 남겨뒀다.
손흥민은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화이트 하트 레인에서 열린 본머스와 2016-201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3라운드 홈경기에서 자신의 정규리그 12호골이자 시즌 19호골을 터트리며 토트넘의 4-0 대승에 힘을 보탰다.
일찌감치 기성용(스완지시티)이 보유했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시아 선수 한 시즌 최다골(8골) 기록을 넘어선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의 한국인 선수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19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여기에 지난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입성한 손흥민은 두 시즌 동안 27골을 몰아치면서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 작성한 한국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득점(8시즌·27골)과도 동률을 이뤘다.
무엇보다 팬들은 차범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이 1985-1986시즌에 작성했던 한국인 역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에 손흥민이 도달했다는 것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차범근은 말이 필요 없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1970년대 한국 축구를 호령한 차범근은 1978년 12월 독일 분데스리가 'SV 다름슈타트 98'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의 나이는 25세였다.
차범근은 1979-1980시즌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로 이적하면서부터 무서운 골 감각을 과시했다.
그는 사실상 데뷔 시즌과도 같았던 1979-1980시즌(리그 12골·시즌 15골)부터 1985-1986시즌까지 무려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한국 축구의 우수성을 독일은 물론 유럽 무대에 알렸다.
특히 차범근은 레버쿠젠에서 뛰던 1985-1986시즌에는 정규리그 17골과 컵대회 2골을 합쳐 19골을 몰아치면서 역대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작성했다.
차범근이 대기록을 작성한 이후 31년 만에 손흥민은 차범근의 대기록과 동률을 이뤄내며 '제2의 차붐'으로 우뚝 섰다.
손흥민은 2016-2017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19골(정규리그 12골·컵대회 6골·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골)을 작성하며 31년 전 대선배가 작성한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차범근이 유럽 무대에 처음 도전한 나이였던 25살의 나이에 손흥민은 대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게 됐다.
차범근은 독일 프로무대에서 8시즌 만에 한 시즌 최다골을 기록했는데, 공교롭게도 손흥민도 2010-2011시즌부터 분데스리가 1부 무대에 뛰어든 이후 8시즌 만에 레전드의 대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이제 손흥민은 차범근의 대기록을 뛰어넘으려면 '아홉수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차범근은 1979-1980시즌부터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에는 성공했지만 '마(魔)의 20골'은 통과하지 못했다.
이제 대선배가 넘지 못한 벽에 손흥민이 도전할 차례다. 기회는 좋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6경기와 FA컵 준결승 1경기 등 최소 7경기를 남겨놨다.
최근 4경기 연속골(5골 1도움)을 폭발한 손흥민으로서는 충분히 골을 추가할 수 있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심리적으로 급해지는 것은 금물이다. 손흥민은 지난 1월 22일 시즌 9호골을 넣고 나서 일주일 만에 시즌 10, 11호골을 몰아친 경험이 있다.
리그에서도 지난 6일 9호골을 꽂은 손흥민은 이틀 만에 멀티골로 리그 10, 11호골을 잇달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대기록 달성을 향한 '세 번째 아홉수 도전' 역시 몰아치기 골에 능한 손흥민에게는 큰 걸림돌이 되지는 못할 전망이다.
손흥민의 '한 시즌 20골' 달성 도전은 오는 24일 '우승 다툼'을 펼치는 첼시와 FA컵 4강전부터 시작된다.
◇ 차범근 Vs 손흥민 '기록 비교'(2017년 4월 16일 현재)
┌───────────┬───────────┬─────────────┐
│ 차범근(64세) │ 비고 │ 손흥민(25세) │
├───────────┼───────────┼─────────────┤
│1978년 12월 다름슈타트│ 유럽 진출 │2009년 11월 함부르크 유스 │
├───────────┼───────────┼─────────────┤
│ 1978년 12월 보쿰전 │ 1군 데뷔전 │2011년 10월 프랑크푸르트전│
├───────────┼───────────┼─────────────┤
│98골(308경기) │ 정규리그 통산 득점 │ 57골(191경기) │
├───────────┼───────────┼─────────────┤
│ 17골(1985-1986시즌) │정규리그 한시즌 최다골│ 12골(2016-2017시즌)│
├───────────┼───────────┼─────────────┤
│121골(372경기)│각종경기 프로통산 득점│ 76골(251경기) │
├───────────┼───────────┼─────────────┤
│ 19골(1985-1986시즌) │각종경기 한시즌 최다골│ 19골(2016-2017시즌)│
└───────────┴───────────┴─────────────┘
※ 손흥민은 2009-2010시즌 2군 경기 기록 제외(6경기 1골)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