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채무재조정안 통과 땐 이달 말부터 자금투입 시작

입력 2017-04-17 00:43   수정 2017-04-17 08:43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안 통과 땐 이달 말부터 자금투입 시작

"부족자금 이달 말 9천억원…다음 달엔 1조5천억원"

이달 말 한도 2조9천억원 '마이너스통장' 개설…상반기 중 출자전환 완료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국민연금 등 회사채 투자자들이 대우조선해양[042660] 채무 재조정안에 찬성한다면 대우조선은 당장 이달 말부터 부족자금을 지원받아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된다.

1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회사채 만기 도래액을 포함한 이달 말 대우조선의 부족자금은 9천억원이다.

오는 21일 만기인 회사채 4천400억원과 기자재 구매업체와 협력업체에 갚아야 하는 자금 등이 부족자금으로 쌓이게 된다.

다음 달 부족자금은 1조5천억원으로 늘어난다.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에 성공한다면 회사채 50%가 출자전환(채권을 주식으로 바꿔받는 것)되고 나머지 50%는 만기가 3년 연장되기 때문에 대우조선의 이달 말 부족자금은 4천억원가량으로 줄어들 게 된다.

이에 따라 산은은 2015년 10월에 지원 결정한 4조2천억원 중 쓰지 않고 남아 있는 3천800억원을 먼저 투입해 부족자금을 막을 계획이다.

나머지는 산은·수은이 새로 지원하는 한도성 자금 2조9천억원 중에서 꺼내 쓴다.

신규 자금 2조9천억원은 일종의 마이너스통장처럼 쓸 수 있는 개념이다.

우선 대우조선의 자구 노력으로 부족자금을 충당한 뒤 그래도 모자라는 돈만 마이너스통장에서 꺼내 쓰는 방식이다. 대우조선이 선박 건조 대금 등을 받으면 마이너스통장에서 빌려 쓴 돈을 바로 갚아야 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대우조선에 돈이 들어올 때마다 필요한 최소 자금만 빼놓고 바로 갚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규 지원 자금은 대우조선의 선박 건조 등 운영비와 협력사 납품대금 결제 용도로 먼저 쓰인다.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사채권자는 상반기 중 출자전환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출자전환 규모는 총 2조9천100억원이다.

출자전환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천732%에서 300%가량으로 떨어진다.

금융당국 계획대로 채무 재조정이 진행되면 대우조선 보유지분은 ▲산업은행 56% ▲사채권자 17.5% ▲시중은행 13.5% 등으로 정리된다.

지금은 산은이 79%를 보유하고 있으며 금융위는 3.5%, 소액주주가 16.4%를 들고 있다.

금융당국은 출자전환을 통해 재무 구조를 개선하면 대우조선이 올해 9월 한국거래소의 상장 실질 심사를 통과해 주식 거래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산은은 채무 재조정과 신규 자금 지원이 마무리되는 대로 대우조선 경영정상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우선 내년 말까지 자회사 대부분을 매각하고, 현재 1만명인 직접고용인력(정규직)을 2018년 상반기까지 9천명으로 축소해 몸집을 줄이기로 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해양플랜트 사업은 사실상 정리하고, 경쟁력 있는 고부가가치 선박과 잠수함 등 방위산업에 주력하는 구조로 사업을 재편한다.

이런 계획이 차질없이 이뤄지면 대우조선 매출은 2021년 6조∼7조원으로 줄어든다. 지금의 절반 수준이다.

정부와 산은은 경영정상화를 거쳐 내년 말부터 대우조선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금의 현대중공업·대우조선·삼성중공업 '빅3' 체제를 '빅2'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산은은 "빅3의 독자생존 방식으로는 공급 과잉과 호황기에 고착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빅3 간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M&A(인수·합병)를 통한 업계 재편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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