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 보완해 5월 세계선수권대회서 다시 도전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마룽을 물리쳐서 너무 좋아요. 그 전에 최종 7세트에 9-6으로 이기다가 게임 스코어 3-4로 져 아쉬웠는데 이번에 설욕한 것 같아 기뻐요"
중국동포 출신의 탁구 국가대표 정상은(27·삼성생명)은 16일 중국 우시에서 막을 내린 제23회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단식에서 17년 만에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이 남자단식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은 2000년 카타르 대회때 김택수 이후 처음이다.
특히 그는 32강에서 세계 최강자 마룽(중국)을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20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후 어깨 부상으로 대회에 많이 참가하지 못해 국제탁구연맹(ITTF) 세계랭킹 500위에도 이름이 빠져 있는 정상은이 2015 세계선수권 우승자이자 2016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마룽을 꺾은 건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꼽혔다.
정상은은 지난 2011년 두바이오픈에서 마룽에 3-4로 패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당시 1, 2, 3세트를 빼앗긴 후 4, 5, 6세트를 가져와 게임스코어 3-3 균형을 이뤘지만 7세트 9-6으로 앞서가다 뼈아픈 역전을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선 마룽에 진 빚을 제대로 되갚았다.
정상은은 32강에서 만난 마룽을 상대로 1, 2세트를 따낸 뒤 3세트를 잃었지만 4세트를 11-6으로 이겨 3-1(11-9 11-8 6-11 11-6) 승리를 거뒀다.
그는 "마룽을 이긴다는 확신은 없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열심히 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플레이로 마룽을 흔들고, 마룽이 네트에 짧게 붙인 공을 강하게 공격하는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승리 비결을 털어놨다.
니와 고키(일본)와의 준결승도 극적이었다.
정상은은 니와에게 최종 5세트 듀스 접전 끝에 13-11로 이겨 결승행 티켓을 차지했다. 특히 5세트 0-5, 1-7, 6-10의 열세를 뒤집은 반전 드라마였다.
그는 "1, 2세트를 내주고 시작했지만 3, 4세트 가져오면서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5세트에도 끌려갔지만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 "뒤지고 있어도 주눅이 들지 않고 과감하게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12년 만의 단체전 준우승도 값진 수확이다.
에이스 정영식(미래에셋대우)이 손목과 어깨 부상 여파로 뛰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팀의 간판으로 결승 진출에 앞장섰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선수들과 감독, 코치님이 정말 많은 땀을 흘렸는데 은메달로 보상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상은의 다음 목표는 다음 달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약점을 보완하고 주 무기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세계선수권에서는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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