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술집에서 만취해 난동을 부리는 거대한 몸집의 남성을 함께 제압하다가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명이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합의7부(김종수 부장판사)는 폭행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5) 씨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판결문을 보면 A 씨와 B 씨, C 씨, D(여) 씨와 미국인 E(당시 34세) 씨 부부는 지난해 7월 부산 금정구에 있는 한 술집에서 각자 다른 테이블에서 술을 마셨다.
술에 만취한 E 씨가 아내 D 씨를 마구 때렸고 E 씨는 싸움을 말리는 술집 손님들에게 주먹질하고 목을 팔로 감아 들어 올리는 등 난동을 부렸다.
그러다가 E 씨가 넘어졌고 A 씨 등 손님 3명과 D 씨는 E 씨의 팔다리를 붙잡고 경찰이 올 때까지 5분여 동안 일어나지 못하게 제압했다.
경찰이 도착했지만, E 씨는 호흡을 멈췄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인은 질식사였다.
키 186㎝, 몸무게 153㎏인 E 씨의 체격과 알코올 섭취는 질식을 촉진할 수 있는 요인으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A 씨 등이 E 씨의 폭행과 난동을 제압한 것은 불법적이거나 고의적인 폭행이라고 보기 힘들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 씨 등이 다소 물리력을 행사했지만 건장한 체격의 E 씨가 난폭한 행동을 계속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사회 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방위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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