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서 "김정은, 핵확산 의지 피력" 발언…사실과 달라
전문가 "미국이 북핵 확산 우려 가진 것 자체가 중요"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고위 외교안보 참모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확산' 의지를 갖고 있다고 발언해 배경이 주목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 개발 및 위협 목적의 사용 의지에 대해 거론한 뒤 "그(김정은)는 핵무기를 개발하면 기꺼이 확산(proliferate)하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핵확산은 핵무기 보유국의 증가를 말하기도 하지만 핵물질, 핵무기, 핵기술 등을 다른 나라 또는 테러 집단에게 이전하는 개념까지 포함한다. 맥매스터 발언에서의 핵확산 언급은 문맥상 후자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맥매스터 보좌관의 말은 엄밀히 말해 기존 김정은의 발언과는 차이가 있다. 김정은은 최소한 대외적으로는 핵 비확산 의지를 밝혀왔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작년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 중앙위원회 사업총화(결산) 보고에서 "우리 공화국은 (중략) 국제사회 앞에 지닌 핵전파(확산) 방지의무를 성실히 리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맥매스터가 사실관계를 오인한 채 발언했을 수 있지만 미국 안보의 핵심 당국자가 북한의 핵무기 확산 시도 가능성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의미심장하다고 외교가는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 전문가는 "미국 핵심 당국자가 북한이 일단 핵개발을 하면 이전까지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지적하고 "(김정남 암살때) 화학무기도 외국 공항에서 사용하는 정권이 핵물질 이전은 못하겠느냐는 깊은 불신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맥매스터 보좌관은 ABC 인터뷰에서 김정은에 대해 "그의 형을 살해함으로써 자신의 잔인함을 보여줬다"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2월 발생한 김정남 암살을 북한 소행으로 단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해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북한 핵미사일의 본토 타격 가능성 뿐 아니라 핵 확산에 대한 우려도 포함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올 전망이다.
북한의 핵 확산은 미국 정부는 물론 미국 민간에서도 '절대 막아야 할 레드라인'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무기 고도화를 막기 위해 우선 급한대로 '핵동결'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대북 협상론자들도 북한이 테러세력 등에게 핵물질을 이전하는 '핵 확산' 만큼은 절대적으로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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