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출신으로 미사일개발 핵심 부상…열병식서 전략군 인솔
홍영칠 군수공업부 부부장도 최근 군복 입은 모습 포착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곽명일 기자 = 북한 김정은 체제의 핵심 실세로 각종 전략무기 개발을 주도하는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최근 육군 대장(별 4개) 칭호를 부여받은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지난 16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5면에 실린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열병식(15일 개최) 기사에는 "전략군로켓종대들이 리병철 육군 대장, 김락겸 전략군 대장의 지휘차를 따라 힘차게 전진하였다"고 언급돼 있다.
리병철은 같은 날 노동신문 2면에 게재된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사진에서도 대장 계급장이 달린 것으로 보이는 군복을 입고 참석한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이 공군 출신이자 당 직책을 맡은 리병철에게 '육군 대장' 계급을 부여하고, 열병식에서 전략군 인솔을 맡긴 것은 그가 미사일 개발 부문에서 가진 핵심적 위상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병철은 공군(항공 및 반항공군) 사령관을 맡고 있던 지난 2010년 4월 이미 상장으로 대장으로 진급한 적이 있으며 이 때문에 한동안 공군 대장으로 호명됐다.
공군사령관을 오래 역임한 그는 공군을 특별히 중시하는 김정은 체제에서 위상을 높인 뒤 2014년 말 노동당 요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으로 북한 매체에서 호명되고 있으며 핵·미사일 개발을 담당하는 당 군수공업부의 제1부부장직을 맡고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난 2월 신형 중장거리 전략탄도미사일(IRBM) '북극성 2형' 시험발사, 3월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 및 스커드-ER 미사일 시험발사 등 북한의 주요 전략무기 실험마다 단골로 김정은을 수행하며 이 분야 핵심 실세임을 과시해왔다.
리병철은 김정은과 지난해 8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시험발사 때는 맞담배를 피우고, 지난해 6월 무수단(북한명 화성-10) 중거리 미사일 발사 성공 때는 감격에 젖어 부둥켜안는 모습을 보여 김정은의 각별한 총애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북한은 리병철과 더불어 핵 개발 분야 핵심 인사로 꼽히는 홍영칠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에게도 중장(별 2개) 계급을 부여한 것이 지난 12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당시 회의장에서 홍영칠이 군복을 입고 앉아 있는 모습이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됐다.
북한의 핵심 국가사업인 군수공업 부문의 당 간부들이 북한군 계급을 부여받은 것은 군부에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김정은의 지시를 집행해 나가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홍영칠 등의 군복 착용에 대해 "당과 군을 오가며 당 군수공업 부문과 군사 부문을 동시에 통솔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전에도 주요 당 간부에게 군 계급을 부여해 상응하는 권위를 세워준 사례가 있다.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와 2013년 처형된 그의 남편 장성택 전 노동당 부장이 과거 대장 계급을 받았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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