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외교소식통…"틸러슨 美국무도 러시아에 중재요청"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북한의 대화 복귀를 설득하는 등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재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현지 외교당국자가 밝혔다.
러시아 외교소식통들은 자국 정부가 큰 우려를 갖고 한반도 정세 악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고 현지 일간 '이즈베스티야'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러시아는 북한과의 국제적 접촉 복원에 관심이 아주 많으며 실제로 북한을 다자 협상 틀로 복귀시키려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지난주 러시아를 방문했던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러시아가 영향력을 행사해 북한 지도부가 협상에 복귀하도록 설득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러나 미국 칼빈슨 항모 전단의 한반도 인근 배치와 같은 행동은 북한의 대화 복귀를 유도하려는 노력을 방해하는, 환영할 수 없는 조치라는 것이 러시아 측의 입장이라고 신문은 소개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모두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반대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문제 해결 방안에선 이견을 보인다.
러시아는 원칙적으로 무력을 통한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협상 재개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필요할 경우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나뉜다.
이런 가운데 북한 외무성 관계자는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서방제재에도 두 나라가 협력 관계를 계속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김룡호 북한 외무성 유럽국 부국장은 16일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행사 등을 취재하기 위해 방북한 러시아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다. 두 나라는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야 하며 이는 양국 인민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에도 러-북 양자 관계가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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