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조절 칩 편차·펜타일식 픽셀 배치 등 원인 지목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불량 여부 확인 가능"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삼성전자[005930]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 일부 제품의 디스플레이가 지나치게 붉은 빛이 돈다는 불만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17일 전자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갤럭시S8과 갤럭시S8플러스를 배송받은 예약 구매자들 사이에서 "디스플레이가 비정상적으로 붉은색을 띠어서 눈이 아프다"는 얘기가 적잖게 나왔다.
스마트폰 소비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서도 이런 불만을 토로한 게시글이 수십 건에 달한다. '갤럭시S8 벚꽃 에디션', '레드게이트' 등 조롱 섞인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소비자들은 각자 배송받은 제품과 다른 제품을 비교한 사진을 제시하며, 디스플레이 전면이나 일부가 유난히 붉은 것처럼 보인다고 잇따라 지적했다.
이는 갤럭시S8의 디스플레이 자체의 설계에 따른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휴대전화용 LCD가 1개 픽셀에 적색(R), 녹색(G), 청색(B) 등 3원색의 3개의 서브 픽셀을 모두 넣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가 갤럭시S8 화면에 사용한 슈퍼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 발광 다이오드)에는 픽셀당 2개의 서브 픽셀만 배치돼 있다. 적녹(RG) 픽셀과 청녹(BG) 픽셀을 촘촘하게 번갈아 배치하는 '펜타일' 방식이다.
이 때문에 갤럭시S8의 아몰레드 화면에서는 2개 이상 픽셀이 있어야 온전한 색을 낼 수 있고, 이럴 경우 두 픽셀에 포함된 서브 픽셀 4개 중 적(R)과 청(B)은 하나씩인데 녹(G)은 2개여서 전체 색의 균형이 깨질 위험이 있다.
삼성전자는 이런 문제점을 인식하고 RG와 BG 픽셀을 겹쳐 쓰는 대신 일부러 적색을 강화한 '딥 레드'(Deep Red) 아몰레드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갤럭시S7 때부터 '색상 최적화' 설정을 추가해 디스플레이의 톤을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갤럭시S8 일부 제품 디스플레이의 붉은 빛은 이런 맥락에서 나타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딥 레드 아몰레드 또는 픽셀 구조를 변경하려는 새로운 공정의 부작용으로 보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는 디스플레이 색을 조절하는 칩을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특정 업체에서 납품한 일부 칩의 편차 탓에 제품별 차이가 발생했다는 의견이다.
다만 구체적인 원인은 삼성전자가 밝히기 전까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색상 최적화 설정을 조절하더라도 디스플레이 전면이 아닌 부분만 붉게 나타나는 경우 균형 있는 화면을 보기 어려워 소비자 불만은 계속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스스로 어떤 색상이 최적인지 판단하기 쉽지 않은 문제도 있다.
삼성전자는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의 색상 문제는 갤럭시S8 전부터 제기됐던 것"이라며 "일단 색상 최적화를 사용하고, 사용이 불편한 경우 삼성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불량 여부를 확인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