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피용은 막판 대추격…르펜·마크롱에 1%포인트차 따라붙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의 대선 유력주자 에마뉘엘 마크롱(39)이 자신의 자산 형성과 관련된 의혹들을 부인하며 '귀공자' 이미지 지우기에 나섰다.
극우정당 후보 마린 르펜과 급진좌파 장뤼크 멜랑숑 캠프가 자신을 최고 명문대 출신에 투자은행에서 거액의 연봉을 받은 기득권층으로 몰아세우자 마크롱은 TV에 출연해 재산 현황까지 일일이 공개하며 방어했다.
마크롱은 17일(현지시간) BFM TV에 출연해 숨겨 놓은 유산과 해외 비밀계좌 같은 것은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그동안 프랑스에서 모든 세금을 납부해왔으며 내 모든 은행계좌도 프랑스에 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은 특히 지난해 11월 숨진 기업가 친구로부터 거액을 상속받았다는 항간의 소문에 대해 "완전한 허위"라며 "내게 숨겨 놓은 상속재산이 있고 해외비밀계좌가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후보는 단 두 명뿐"이라고 말했다.
가족과 측근을 의원 보좌관으로 허위채용해 세비를 횡령한 혐의를 받는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과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을 겨냥한 것이다.
마크롱은 자신의 수입과 재산 내역도 상세히 공개했다.
그는 현재는 저서의 인지대 수입으로 생활하고 있다면서 과거 6년간 300만 유로(36억원) 조금 넘게 번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가운데 140만 유로를 세금으로 냈고, 50만 유로의 대출을 갚았으며, 27만 유로 가량의 저축이 있다"고 밝혔다.
마크롱은 프랑스 정치 엘리트의 산실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한 뒤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서 임원으로 일하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발탁돼 재정경제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의사 부부 가정의 아들로 성장한 뒤 물질적 어려움 없이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그를 두고 르펜과 멜랑숑 측은 상류 기득권 세력으로 노동자 서민을 대변할 수 없는 귀공자라고 공격해왔다.
한편,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오피니언웨의의 최신 설문조사에서는 마크롱과 르펜이 22%의 지지도로 공동 선두를 지켰으나, 현 제1야당인 공화당의 피용이 21%로 르펜과 마크롱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1·2위를 엎치락뒤치락 차지해온 마크롱과 르펜을 피용이 불과 1%포인트 차로 따라붙은 것은 그의 세비 횡령 스캔들이 터진 뒤 지지율이 급락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피용은 스캔들로 지지율이 수직하강해 결선투표 진출권에서 멀어진 듯했지만, 최근 들어 스캔들 피로심리와 우파 유권자들의 결집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찬가지로 최근 급상승세를 탄 멜랑숑도 지지율 18%로 피용을 바짝 뒤쫓는 등 대선 1차투표가 6일 남은 상황에서 대선 정국이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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