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통합' 깃발 들고 제주·호남 1천300㎞ 대장정 유세(종합)

입력 2017-04-18 20:41   수정 2017-04-18 20:44

文, '통합' 깃발 들고 제주·호남 1천300㎞ 대장정 유세(종합)

제주 4·3항쟁 희생자 추모로 '상처 치유 통한 새로운 대한민국' 강조

제주비전·어르신정책 등 정책행보도 가속…노인복지회관 찾아 '큰절'

광주선 "유신독재·광주항쟁·6월항쟁 때 다른 후보 어디서 뭐했나"

(제주·전주·광주=연합뉴스) 이상헌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8일 제주와 호남을 잇달아 방문해 표심에 호소했다.

전날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통합'을 기치로 첫 테이프를 끊었던 문 후보는 이날 제주를 시작으로 전주와 광주로 동선을 옮겨가며 유세전을 펼쳤다.

전날 700㎞ 강행군에 이어 이날은 서울-제주, 제주-군산 항공편을 포함해 1천300㎞를 이동한 셈이다.

이날 역시 화두는 통합이었다. '불모지' 대구 방문의 연장선에서 호남을 곧바로 찾아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란 구호에 힘을 더한 전략이다.

새벽 비행기로 제주로 향한 문 후보는 4·3 평화공원을 참배하고 유족을 위로하는 것으로 일정을 시작했다.

문 후보는 당내 경선 일정으로 4·3항쟁 69주기 때 제주를 찾지 못했다가 지난 6일 대선후보 첫 행보로 제주를 찾을 예정이었으나 기상악화로 순연한 바 있다.

그는 방명록에 '4·3 제주가 외롭지 않게 제주의 언덕이 되겠습니다'라고 썼다.

문 후보는 유족들에게 "정권교체로 들어설 제3기 민주정부는 4·3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책임지고 완결시키겠다"며 피해자들에 대한 배·보상 문제와 유족 트라우마 치료를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제주 동문시장에서의 유세에서 "자주 못 찾아와 미안하우다. 잘도(매우) 반갑수다"라고 제주 사투리로 말문을 연 뒤 "69년 전 4월 제주에서 이념도 모르는 양민들이 이념의 이름으로 희생당한 뒤 대한민국은 지역갈등에 세대갈등까지 더해져 분열과 갈등 대결구도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대선은 이념·지역·세대 대결이 아니라 상식과 정의로 국민이 통합되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른바 '역사와의 통합'이라는 화두를 내걸고 '제주의 한과 눈물'을 치유하면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힘을 모으자는 게 제주 유세의 핵심 메시지였다.

전날 대구 유세에서 "대구도 부산도 광주도 웃고, 전국이 웃다 보면 국민통합이 저절로 될 것"이라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도 기뻐하실 것이고, 박정희 대통령도 웃으실 것"이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념과 지역갈등으로 야기된 역사의 상처를 치유해 온 국민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문 후보의 강한 의지의 발로인 셈이다.

이어 문 후보는 전주와 광주를 방문해 유세전을 펼쳤다. 강력한 경쟁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기 싸움이 한창인 격전지로, 호남 민심을 얻어야 야당의 적통을 이어갈 수 있고 그 여세로 '대세론'을 형성할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문 후보는 전주 전북대 앞에서 벌인 유세에서 "123년 전 4월 전봉준 장군이 백산에 모여 사람이 하늘이라는 깃발을 들었다. 그 4월에 제3기 민주정부의 꿈을 말씀드리겠다"며 "더 넓게 끌어안고 손잡겠다. 전북의 친구가 되겠다"고 역설했다.

광주 금남로 유세장으로 이동한 문 후보는 유세 전 묵념을 한 뒤 '임을 위한 행진곡'을 시민들과 함께 불렀다. 김응룡·김성한 전 기아타이거즈 감독도 참석해 즉석에서 문 후보에게 옛 해태 타이거즈 야구단 유니폼을 입혀주기도 했다.

유세장에는 5천여명의 시민이 몰렸다고 문 후보 측은 전했다.

연설에 나선 문 후보는 "저는 박정희 유신독재와 싸웠고 5·18 때 구속됐다. 전두환 정권에 맞서 광주항쟁을 알리고 6월항쟁을 이끌었다. 그때 다른 후보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느냐"며 "제가 부산에서 김대중 민주당 깃발을 들고 지역주의와 맞서 싸울 때, 노무현 정부에서 아시아문화전당·나주혁신도시·한전 이전· KTX 호남선을 노력할 때 다른 후보들은 어디서 무얼 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호남을 위해 뭐 하나 한 일이 없으면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과연 누구인가"라며 전날에 이어 안철수 후보를 정조준했다.

문 후보는 "2012년 광주와 호남이 압도적으로 밀어주셨는데 이기지 못했다. 그 아픔을 이번엔 꼭 풀어드리고 더는 호남을 아프게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책 행보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번 대선을 비전과 정책으로 대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매일 같이 정책을 공개해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각인한다는 전략이다.

문 후보는 제주에서는 자치 입법권과 재정권을 포함한 제주특별법 개정과 제주국립공원 지정 등을 핵심으로 하는 제주 비전을 발표했다.

전주의 덕진노인복지회관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현행 2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어르신 정책'을 발표하며 '노심(老心)' 잡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행사장에 참석한 어르신들을 향해 큰절을 했다.

당 지도부는 후보와의 이원화 전략에 따라 충청과 영남에서 득표전을 벌였다.

문 후보는 4·19혁명 57주년인 19일에는 서울 국립 4·19 묘지를 참배한 뒤 '브라보 5060 신중년' 정책을 내놓는다. 대선후보 TV 토론회에도 출연한다.

honeyb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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