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단기적으로 美경제 피해 줄 수도…장기적으로 좋은 일"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건강보험개혁법안의 좌초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야심찬 세제개혁 일정이 늦어질 것이라고 자인했다.
그는 또 미사일 발사로 유엔 결의안을 위반한 북한에 대해서도 추가 제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은행가 출신인 그는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의회에서 세제개혁 협상을 거쳐 8월 전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에 법안을 올려놓겠다는 계획이 "지금으로써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공격적인 시간표로 출발했다"면서 "건강보험개혁법안 때문에 아마도 조금 늦춰졌다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 워싱턴에서 각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들과의 회의를 앞둔 므누신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달러의 지나친 강세에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과 관련해 미국이 새로운 환율전쟁을 시작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일축했다.
그는 미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단기적인 달러 강세에 대해 사실에 근거해 언급한 것이다. 말과 행동의 차이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올해 안에 세제개혁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취임 첫해 버락 오바마 정부의 건강보험 제도를 뒤집어놓고 기업과 개인의 소득세를 낮추려던 트럼프의 계획은 높은 벽을 만났다. 트럼프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이 추진한 법안이 지난달 좌초된 이후 건강보험법안을 새로 밀어붙이고 있다.
트럼프 정부 당국자들은 공화당 지도부와 세제개혁 방법을 놓고 협상 중이다.
핵심 쟁점 가운데 사실상 수입품에 세금을 물리고 수출품은 면제해주는 국경조정세가 있다.
고위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 논쟁적인 조치는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공화당의 세금계획에서 10년간 1조 달러(약 1천134조 원)의 구멍이 생긴다.
므누신은 국경조정세를 도입하지 않고도 1조 달러를 조달할 다른 방법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 조치를 고려 대상에서 완전히 제외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세금을 감면하면서도 어떻게 적자를 늘리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받자 경제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경제 성장으로 세수가 대폭 늘어난다"면서 성장률 1.8% 또는 3%의 시나리오에 따라 세수가 2조 달러 가까이 차이 난다고 설명했다.
므누신은 트럼프의 지난주 달러 강세 발언 이후 미국이 구두 개입으로 달러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부정했다. 그는 "세계의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장기적 강세는 좋은 일"이라면서 "신뢰와 미국 경제의 힘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의 강세를 우려한 트럼프의 반복적인 발언은 단기적인 것에 국한된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대통령의 발언은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미국의 수출에 피해를 주는 문제를 만들어낸다는 것으로 나도 동의하며 사실에 입각한 말"이라고 말했다.
므누신의 이런 발언 이후 이날 외환시장에서 달러는 일본 엔화 대비 낙폭을 축소했다.
그는 트럼프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뒤집은 것에 대해서도 옹호하면서 다른 나라들의 행동을 더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선거 때의 발언은 과거의 일을 반영한 것"이라면서 "사실의 조합, 대통령 발언의 조합, 중국이 미국과 협력하는 태도"를 이유로 트럼프의 입장 변화를 정당화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제재를 결정적인 도구로 보고 있다면서 가스 공격 후 시리아에 대해 200가지 넘는 제재를 실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과 민간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이 제재는 2주 안에 공개될 것이라고 했다.
므누신 장관은 또 탄도 미사일 발사 실패로 유엔 결의안을 위반한 북한에 대해서도 추가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재는) 단계적인 과정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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