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잡던 어촌서 산업도시로…'울산'의 변화상을 살피다

입력 2017-04-18 11:52  

고래 잡던 어촌서 산업도시로…'울산'의 변화상을 살피다

국립민속박물관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처음에는 딱 6개월만 있다가 돌아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이제 울산 온 지가 48년째네요. 고향인 제주도 가면 울산 자랑을 많이 합니다. 그러면 '너 울산사람 다 됐네!' 그런 이야기도 듣습니다."

제주 서귀포에서 태어난 김길춘(70) 씨에게 울산은 제2의 고향이다. 반구대 암각화, 처용무, 고래의 도시인 울산은 1925년 인구가 13만 명에 불과했고,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1962년 20만 명을 넘어섰다.

오늘날 울산은 119만 명이 모여 사는 대도시이자 한국의 도시화와 산업화를 상징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울산에 온 사람들은 어느덧 '울산사람'이 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울산의 광역시 승격 20주년과 '2017 울산민속의 해'를 맞아 기획전시실에서 '나도 울산사람 아잉교 - 수용과 포용의 도시, 울산' 특별전을 19일부터 연다.


전시 개막을 앞두고 18일 마련된 간담회에서 기량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은 "예부터 외부인을 받아들이고 그들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울산사람들의 태도는 도시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며 "울산사람은 토박이뿐만 아니라 울산에 사는 모두를 오롯이 가리키는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박혜령 학예연구사는 "울산을 어떻게 보여줄까 고민하다 '안과 밖'을 주제어로 정했다"며 "밖에서 들어온 사람들이 안에서 섞이고 넘나들면서 울산의 문화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울산의 역사에서 '이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컸다"면서 "지금도 근로자, 결혼 이주여성 등이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는 울산의 민속문화를 보여주는 조선시대, 근현대 유물과 영상 등 자료 200여 점이 나온다.

울산의 지형을 축소한 모형이 한가운데 설치된 전시장은 크게 3개의 주제로 나뉜다. 먼저 제1부 '울산으로 모이다'는 울산의 역사와 지리, 인구 유입 과정을 설명한다.

역귀를 물리치는 처용탈, 울산에 터를 잡은 제주 해녀의 기록인 '호적부대장', 한국전쟁 이후 외고산 마을에 정착해 옹기를 제작한 허덕만 씨의 '물레' 등을 볼 수 있다.

이어 제2부 '울산에서 나가다'는 울산에서 제작된 그림과 문학 작품, 울산 출신의 문화 인물을 소개한다.

겸재 정선이 반구대를 보고 그린 '반구', 반구대를 다녀간 사람들이 남긴 한시를 엮은 '집청정시집', 국어학자 최현배와 민속학자 송석하 관련 자료를 선보인다.

마지막 제3부 '울산과 함께하다'에서는 서로 어우러져 살아가는 울산사람들의 문화를 조명한다.

현대자동차 사원의 작업복과 월급봉투, 울산에서 혼자 사는 총각인 '울총'의 저녁 상차림과 가방 등이 공개된다.


기량 과장은 "울산이라고 하면 정유공장의 굴뚝, 자동차가 늘어선 항구가 연상되지만, 본래는 농업과 어업을 기반으로 한 고장"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울산의 변화상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시는 6월 19일까지 진행된다. 9월 26일부터 11월 26일까지는 같은 주제로 울산박물관에서 특별전이 열린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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