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洪, '텃밭다지기', 安·劉 '새땅 공들이기'…전략지 공략

입력 2017-04-18 12:15   수정 2017-04-18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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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洪, '텃밭다지기', 安·劉 '새땅 공들이기'…전략지 공략

文, 제주찍고 호남 민심 끌어안기…安, 대전 거쳐 TK서 외연확장

洪, '안방' PK서 서민·민생행보…劉, 이틀째 수도권 집중공략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임형섭 김동현 박수윤 기자 = 주요 대선후보들은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8일 전략적 요충지에 화력을 집중시키며 기선 제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후보별 동선으로 본 각자의 노림수는 분명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텃밭'부터 다지겠다는 의도를 담았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전통적 지지기반이 아닌 잠재적 지지층이 두터운 '새땅 공들이기'에 나섰다.

먼저 문 후보는 제주를 찍고 야권 민심의 바로미터인 호남을 찾아 텃밭 민심 끌어안기에 나섰다.

전날 야권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문 후보는 첫 1박2일간 집중유세를 '야권의 심장부' 호남에서 마무리함으로써 '국민통합 후보'로서의 면모를 집중적으로 부각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특히 호남의 경우 예전부터 '될 법한 후보'에게 전략적으로 몰표를 던져주는 경향이 강한 지역인 만큼, 이번 기회에 확실한 우위를 점해 '대세론'을 형성하겠다는 전략이다. 호남 민심을 얻어야 야당의 적통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선대위 유은혜 수석대변인은 당사 브리핑에서 "문 후보는 5.18 광주 민주화 정신을 제7공화국 헌법에 새기고 5월 영령들이 헌법에 영원히 살아 숨 쉬게 하겠다는 다짐을 할 것"이라며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받아온 인사 차별도 모두 없애겠다고 약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국민의당이 창당한 '발원지'인 대전에서 시작해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찾아 통합 행보를 벌였다.

문 후보와 반대로 전날 광주에서 첫 유세를 시작한 안 후보는 1박 2일의 호남, 충청, 영남 연속 유세로 분열의 시대를 끝내겠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김성식 총괄선대부본부장 겸 전략본부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과학기술의 중심인 대전은 '미래'를 상징하며, 안 후보에게 지지를 모아준 대구는 '통합'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두 곳은 안 후보의 최근 상승세를 뒷받침했던 중도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많다는 점에서 외연 확장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들 지역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십분 활용해 자신만이 문 후보의 대항마라는 인식을 확산하겠다는 것이 안 후보 측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아 '국민통합정부'를 세우고 협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안 후보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서로의 1·2일차 동선을 바꿔가며 묘한 신경전 양상도 낳고 있다. 문 후보는 전날 대구와 대전을 들렀고, 안 후보는 전날 호남을 방문했다.

내용 면에서도 문 후보 측은 국민의당을 '미니정당', '급조된 당'으로 낙인찍으며 수권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안 후보 측은 문 후보를 '계파패권의 수장'으로 공격하며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에 균열을 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홍 후보는 전날 충청과 TK(대구·경북)를 누빈 데 이어 이날은 PK(부산·울산·경남)를 샅샅이 훑고 있다.

경남에서 태어난 데다 직전까지 도지사를 지냈지만 '문재인 대세론'에 안방을 내준 만큼 진지부터 튼튼하게 구축하고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것이 홍 후보의 전략이다.

'서민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내세운 홍 후보는 PK 지역 전통시장을 4곳을 들러 서민경제와 민생을 강조하는 한편, 지역별 집중유세를 통해 문 후보와 안 후보의 안보관을 공격하며 보수우파 정권 창출의 당위성을 호소했다.

당 사무총장인 이철우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동남풍을 일으켜서 충청도 지역으로 간다. 그래서 '영남-충청 연대론'을 갖고 싸우겠다"며 안방인 영남에서의 바람몰이를 충청까지 확산해 선거판을 문·안 후보와의 3자 구도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반면 유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 달리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고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수도권을 돌며 새로운 진지를 구축하는 데 애쓰고 있다.

대구 출신인 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고향이자 보수의 텃밭인 TK에서 좀처럼 '배신자 프레임'을 벗지 못하자 젊은 청년층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보인다.

첫 TV토론에서 호평을 받은 유 후보로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유권자 성향이 단단하지 않은 수도권에서 여론을 움직여볼 수 있다는 기대도 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방문하는 경기 북부 지역은 집경 지역으로 안보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경제와 안보 전문가임을 강조하는 유 후보에게는 해볼 만한 공략지가 될 수 있다.

김세연 선거대책본부장은 "경기 북부는 수도권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보수 성향이 강해 선거운동 기간 앞부분에 배치했다"며 "수도권은 TV토론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전체 판세를 좌우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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