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7년 전 퇴직한 소방관이 우연히 화재현장을 발견하고 초기 진압에 나서 큰 피해 없이 사고를 수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1시 16분께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3층짜리 건물 1층 배전반에서 불이 나 연기가 건물 밖으로 나왔다.
마침 이 앞을 지나가던 강병윤(65)씨는 연기를 발견하고 곧바로 근처 상가에서 소화기를 들고나와 불을 어느 정도 끈 뒤 119에 신고했다.
위험을 무릅쓴 강씨는 31년간 소방관으로 근무하다 2010년 퇴직했다.
그는 배전반에 물을 뿌리면 전기합선으로 폭발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급히 근처 상가로 뛰어들어가 소화기를 가져왔다.
이 건물에는 카페가 휴업 중이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강씨가 초기 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큰불로 상당한 재산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소방당국은 설명했다.
불을 초기 진화한 강씨는 출동한 소방차를 안내하고 소방 호스를 펴준 뒤 주변 정리까지 도왔다.
그는 후배들에게 "아직 핏속에 소방관의 DNA가 흐르고 있다"면서 "화재현장을 보니 소방관의 본능이 다시 살아난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9년 소방공무원으로 임용된 강씨는 1987년 부산 대아호텔 화재 등 4천여 차례의 크고 작은 화재현장에 출동해 500여 회나 인명구조와 대피 활동을 한 베테랑 소방관이다.
덕분에 그는 부산시장 표창, 소방방재청장 표창, 옥조근정훈장 등 수많은 상을 받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소방서는 강씨에게 표창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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