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장기침체 터널서 벗어났나…중국·브라질·터키 경기호조

입력 2017-04-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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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장기침체 터널서 벗어났나…중국·브라질·터키 경기호조

中 6.9% 성장하고 브라질 2010년來 최고…"신흥국 투자 위험" 경고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터키, 중국, 브라질 등 신흥국이 긴 침체기 터널을 지나 신흥국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성장세를 되찾고 있다.

올해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 기조가 누그러지고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통화 가치가 올랐고 투자자들 역시 신흥국 주식·채권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흥시장에 돈이 몰리면서 아이셰어즈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는 올해 들어 11% 올랐다.

또 달러 대비 멕시코 페소화와 한국 원화,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연초 대비 각각 12%, 6%, 5% 상승했다.


이처럼 전 세계 자금이 신흥시장으로 몰리는 것은 신흥국 경제가 다시 회복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신흥국 가운데 대장 격인 중국이 올 1분기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호조를 이끌었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9%를 기록하며 2015년 3분기 이후 1년 반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월 산업생산 역시 지난해 동월보다 7.6% 늘어 시장예상치인 6.3%를 웃돌았다.

사상 최악의 경제난을 겪던 브라질은 경제활동지수가 약 7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브라질 중앙은행이 발표하는 경제활동지수(IBC-Br)는 지난 2월치는 전월보다 1.31% 상승해 2010년 이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1월 상승률이 0.62%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급속도로 빨라진 셈이다.

아이셰어즈 MSCI 브라질 상장지수펀드(ETF)도 올해 11% 이상 올라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의 상승세를 앞질렀다.

터키는 17일 국민투표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개헌안이 통과한 이후 리라화 가치가 0.5% 올랐다.

타사 고스 코메르츠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국민투표가 부결되면서 발생할 수 있었던 거대한 불확실성이 가시면서 터키 자산이 짧게나마 안도 랠리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멕시코, 한국 등 신흥시장이 정치적 역경과 환율 변동성,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옥죄기 등 여러 장애물을 딛고 예상을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보인다고 NYT는 설명했다.

울리크 비에 국제금융협회(IIF) 이코노미스트는 "신흥시장에서 폭넓은 성장세가 관측된다"며 "이들 신흥국은 세계 경제의 큰 부분이고 (세계) 전반의 성장에 단단한 기초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흥시장에 지나치게 투자가 몰리면서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3월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흥시장 주식과 채권에 298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는 2015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대만에서는 달러 대비 대만달러 가치가 올해 들어 6.8% 올랐고 1분기에만 외국인 투자자들이 63억 달러를 투입해 대만 주식을 사들였다. 한국에서도 1분기 주식시장에 47억 달러, 채권시장에 83억 달러가 유입됐다고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이 전했다.

하지만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와 브라질 헤알화, 터키 리라화 등이 1분기 고점을 찍고 서서히 하락하고 있으며, 아이셰어즈 MSCI 러시아 ETF는 올해 들어 7% 빠지고 있다.

신흥국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무시하기 어렵다.

남아공에서는 지난달 제이컵 주마 대통령이 프라빈 고단 재무장관을 교체하면서 국채 신용등급이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국도 대통령 탄핵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등 불안 요소가 겹친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UBS 자산운용과 헤지펀드 CC트랙 솔루션, 투자사 노이베르거 베르만 등은 신흥시장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CC트랙 솔루션의 로버트 새비지는 한국 주식과 채권을 포함해 신흥시장의 매수 포지션을 정리했다며 "신흥시장 상승세가 끝났다기보다는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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