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부패와의 전쟁'에 나선 나이지리아가 국가 자산 횡령 신고 시 환수한 돈의 5%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도입해 효과를 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나이지리아는 지난 수십 년간 부정부패와 국가 자금 횡령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 모하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선거운동에서 부패와의 전쟁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고, 지난해 12월 새로운 부패 신고 정책을 도입했다.
신고자가 제공한 정보로 당국이 횡령 자금을 찾으면 환수액의 2.5∼5%를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국가 돈을 수백억 달러씩 빼돌리는 등 부패가 만연한 나이지리아에서 이 같은 정책은 '내부 고발'을 독려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더타임스는 평가했다.
CNN방송에 따르면 지난 2월 라이 모하메드 정보문화장관은 이 정책으로 1천800억 달러(205조5천억원) 넘게 환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제보를 받은 당국이 라고스에 있는 빈 아파트를 급습, 숨겨진 돈을 4천300만 달러(약 491억원) 넘게 찾아냈다. 이 경우 신고자가 받을 포상금은 200만 달러(약 22억8천만원)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나이지리아 경제·금융범죄 조사위원회에는 신고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라이 장관은 "우리는 부정취득자들이 훔친 돈을 그들의 뒷마당과 깊은 숲 속, 심지어 묘지 등에 어떻게 숨겼는지 듣고있다"면서 "부정취득자의 상당수는 허둥지둥 도망치면서 약탈물을 공항 등과 같은 특이한 장소에 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 고발자들 덕분에 이제 탐욕스러운 소수가 부정행위를 통해 국부를 약탈했다는 것이 분명해졌다"고 덧붙였다.
부패와의 전쟁 이후 나이지리아에서는 부패사범 검거와 횡령 자산 몰수가 이어지긴 했으나 기소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법원 역시 부패가 만연한 탓에 관련 사건 진행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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