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국의 전투' 춘천 대첩 전승행사 올해 대폭 축소되나

입력 2017-04-18 17:08  

'구국의 전투' 춘천 대첩 전승행사 올해 대폭 축소되나

춘천시의회 지원금 전액 삭감…보훈단체 "역사적 의미 무시한 처사"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국방부 3대 전승행사의 하나인 춘천지구전투 전승행사가 올해는 대폭 축소될 처지에 놓였다.

전승행사 예산의 절반이 넘는 시·도비 지원 예산이 춘천시의회에서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춘천시의회는 지난 17일 본회의를 열어 시가 제출한 춘천지구 전투 전승행사 예산 1억2천만원(도비 4천만원, 시비 8천만원)을 전액 삭감한 제1차 추경예산안을 의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춘천지구 전투는 6·25 전쟁 초기인 1950년 6월 25∼27일 춘천 옥산포, 소양강, 봉의산 일대에서 민·관·군이 혼연일체로 싸워 북한군의 남하를 3일간 지연시킨 전투다.

국군이 한강 방어선을 구축하고 유엔군 참전을 위한 시간을 버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에 국방부는 인천 상륙작전과 낙동강지구 전투와 더불어 춘천지구전투를 6·25 전쟁 3대 전승행사로 2011년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개전 초기 국군이 거둔 첫 대승을 기념하고, 전투 재연 행사를 통해 전사자를 기리고 국가안보의 중요성을 되새기자는 취지다.

해마다 전승 기념식, 공연, 춘천지구 전투 재연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올해는 오는 9월 22∼24일 사흘간 열릴 예정이다.

당초 올해 예산 규모는 국방부 1억원, 시·도비 1억2천만원 등 모두 2억2천만원이 책정됐다.


그러나 춘천시의회에서 절반 이상의 예산이 삭감됨에 따라 국방부 지원 예산만으로 행사를 치러야 한다.

사실상 예년보다 규모가 대폭 줄어든 반쪽짜리 행사가 불가피하다.

춘천시 예결위 소속 시의원은 "식대비 등으로 6천만원이 소요되는 등 예산이 과다 책정됐다"며 "국방부 지원 예산만으로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훈단체는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명렬(74) 강원도재향군인회장은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 민관군이 힘을 모아 거둔 의미 있는 전투"라며 "당시의 희생을 기리고 자라나는 세대에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행사인데 이를 축소한다는 것은 역사적 의미를 무시한 처사"라고 밝혔다.

춘천대첩 선양회 성길수(82) 수석 부회장은 "예산을 아끼고 낭비를 막자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한다"며 "그러나 6·25 첫 대승이라는 유례 없는 전투의 전승행사인 만큼 역사적 의미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곤란하다"고 반발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제2차 추경예산안 심의가 오는 9월에 있지만, 전승행사가 이 시기에 열리기 때문에 추가 예산 반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예산이 대폭 삭감된 만큼 행사 규모 축소도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j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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