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상황 전개와 국민투표 결과 예의주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가 대통령 권한을 강화한 이웃 나라 터키의 개헌 국민투표 결과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17일 관영 ANA통신에 "그리스는 이웃 터키의 안정과 민주주의를 지지한다"며 "터키에서의 상황 전개와 국민투표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터키가 상호 존중에 기반해 대화와 협력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부는 아직 터키 국민투표 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이날 전해진 정부 관계자의 발언은 그리스 정부가 국민투표 결과에 우려감을 갖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도 좌파 민주연합 등 그리스 야당들은 국민투표 과정에서 나타난 터키 사회의 깊은 분열로 터키의 대(對) 그리스 관계, 대 유럽연합(EU) 관계에 악영향이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과거 터키의 식민 지배를 받아 역사적으로 터키와 껄끄러운 관계인 그리스는 최근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으로 외교적,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작년 터키 쿠데타 직후 그리스로 넘어와 망명 신청을 한 터키 군인들의 송환을 막으며 터키와의 관계가 냉각됐다.
지난 1월에는 양측 해군이 해묵은 영토문제로 에게 해에서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그리스 학계는 이번 국민투표 결과가 터키의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펠로폰네세 대학의 소티리스 루소스 교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그의 전략에 대한 가장 까다로운 시험은 둔화하고 있는 터키 경제가 국민투표 이후 어떻게 전개될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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