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외교부 "역사 문제 애매모호함 허용할 수 없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을 학교에서 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리자 중국 정부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나의 투쟁'을 교육 교재로 허용한 데 대해 "'나의 투쟁'이 어떤 책이라는 것은 일찍이 전 세계에 공통된 인식이 있다"면서 "일본 정부가 하필이면 이런 내용의 책을 청소년 교육 교재로 선택해 일본에서 큰 시선을 끌었다"고 밝혔다.
루캉 대변인은 "파시즘과 군국주의는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화근으로 반드시 청산하고 근절해야 한다"면서 "역사의 시비와 관련해 한 점도 애매모호함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 측이 심각하게 반성하고 역사적 교훈을 받아들이길 촉구한다"면서 "정확한 역사관으로 젊은 세대를 교육하고 분명하게 전쟁의 해로움을 경각시켜야 하며 실제적인 행동으로 아시아 이웃 나라와 국제 사회에 믿음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14일 각의(국무회의)에서 히틀러의 '나의 투쟁'과 관련해 "교육기본법 등의 취지에 따르는 등 유의사항을 고려한 유익하고 적절한 것에 한해 교장과 학교 설립자의 책임과 판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답변서를 결정했다.
히틀러가 '뮌헨 반란'으로 투옥됐을 때 저술한 '나의 투쟁'은 1925년 출간됐다. 추후 나치 정책의 근간이 된 유대인 증오 등 인종차별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 히틀러 집권 당시 나치당원의 필독서로 통용됐다.
독일 당국은 2014년 '나의 투쟁'뿐 아니라 히틀러의 저술에 대한 '무비판적 출간'을 전면 불허했으며 최근에는 비판적 주석을 추가한 책이 독일에서 출간됐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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