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남인 에릭이 '대통령 아버지 때문에'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투덜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옮긴 이후 형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함께 트럼프 사업체를 관리하는 에릭은 "아버지가 대통령이 아니었더라면 30건의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아버지가 대통령직에 있는 동안에도 회사의 매출과 수입이 늘어나겠지만, (이전보다)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면서 "대통령으로서의 업무와 트럼프 사업을 분리하려는 노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상장회사가 아니어서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데 대해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뜻도 나타냈다.
트럼프 사업의 지주회사격인 트럼프 오거나이제션의 재무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전임자들과 달리 납세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트럼프 사업의 내역을 구체적으로 알기는 어렵다. 에릭도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회사의 성장속도가 느려지는 것과 관련한 통계 제공은 거부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오그나이제이션이 추진하던 사업 중 무산된 몇 가지 사례는 전해졌다.
트럼프 측과 20억 달러짜리 라이선스 계약을 추진해 온 두바이 투자자 후세인 사지와니가 올 초에 트럼프 측이 협상을 접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또 트럼프 오그나이제이션이 브라질, 아제르바이잔, 조지아에서의 부동산 라이선싱 협상을 취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트럼프 오그나이제이션과 터키 출신 부동산개발업자 무켐멜 사림사크치가 추진해 온 댈러스 트럼프 호텔 협상이 물 건너갔다.
에릭이 '아버지 때문에' 사업기회를 날려 버리고 있다고 밝힌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해 벌어지는 이해상충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정치권의 윤리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에도 사업체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않고 있어 대통령직이 개인 사업에 이용될 수 있다고 비판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외국의 고위 인사와 만날 때에도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리조트를 자주 이용해 왔다. 이는 이 리조트의 회원가격을 급등시키는 효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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