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슨 항모전단 한반도 항진에 맞춰… 中 '둥펑-21'과 유사
두 차례 공중폭발 고려하면 여전히 '초기단계'…위협 만만찮아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북한이 최근 두 차례의 발사시험 과정에서 실패한 신형 'KN-17' 미사일은 북한판 '항모 킬러'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더 데일리 콜러,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TIN) 등 미언론은 미 해군이 핵 추진 항모 칼빈슨(CV-70) 전단을 한반도를 포함한 서태평양 해역으로 진입하도록 지시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중하자 북한이 이에 맞서 KN-17을 중심으로 하는 신형 대함 탄도미사일(ASBM)의 발사시험을 시도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정부 관계자들은 폭스뉴스와의 회견에서 북한이 16일 신포에서 쏜 미사일이 발사 직후 공중폭발해 정확한 종류 식별이 어렵지만, KN-17로 불리는 신형 스커드 계열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들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5일 동해 상으로 발사했으나 이내 공중폭발한 탄도미사일도 KN-17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KN-17은 액체 연료를 사용하는 1단 미사일로 대함 미사일로 15일 평양에서 열린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 열병식에도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론은 전했다.
미 외교 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로매트 소속 군사 전문기자 안키트 판다는 북한이 KN-17 탄두 앞부분(노즈콘·nose con) 주위에 여러 개의 날개(fin)를 단 것은 종말 단계(final phase) 기동성을 시험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판다 기자는 이런 점을 고려할 때 KN-17은 '항모 킬러'로 평가되는 중국의 '둥펑-21'(DF-21, 사거리 900∼1천500km) 대함미사일과 기능 면에서 어느 정도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TNI는 북한의 대함미사일 개발 야심이 북한에 대한 미 해군의 군사압박 이전부터 추진됐지만, 두 차례의 최근 시험은 시기적으로 주목할만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두 차례의 발사시험 과정에서의 공중폭발을 고려하면 북한의 대함미사일 계획은 여전히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TNI는 평가했다.
TNI는 북한이 전시 상황에서 순항미사일 등의 의존도가 높을 것이라면서, 이를 반영하듯 올해 들어 3단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KN-15(북극성 2호)와 KN-17 등 두 차례에 걸쳐 탄도미사일 시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 항공우주연구기관 에어로스페이스의 존 실링 연구원도 AFP통신에 발사 초기에 실패한 것으로 봤을 때 북한이 새로운 미사일의 발사를 시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실링 연구원은 "개발 단계 과정상 매우 이른 시기는 북한이 추진·유도 시스템의 오류를 해결하려는 시점이라 미사일 시험 실패는 흔히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국무부의 수전 손턴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대행 역시 "초기에 실패했기 때문에 북한이 무엇을 하고자 한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면서도 "장거리 미사일은 아닌 것 같고, 금지된 기술을 이용한 중거리 미사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열병식에서 북한은 KN-15 초기형을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로 개조한 사거리 1천㎞의 KN-11도 선보였다. 북한은 현재 SLBM 발사 잠수함을 한 척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지만, 발사가 손쉬운 KN-11을 장착한 이 잠수함은 한국과 일본에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분석됐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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