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1강'에 나사풀린 日여당…"사기는 오키나와 특유전술" 망언

입력 2017-04-19 10:42  

'아베1강'에 나사풀린 日여당…"사기는 오키나와 특유전술" 망언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각료와 여당 정치인들의 망언이 잇따르고 있어 '아베 1강(强)' 독주 체제 속에서 나사가 풀렸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 여당 자민당 후루야 케이지(古屋圭司) 선거대책위원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당계열 후보의 공약에 대해 "시민에 대한 사기행위라고 할 수 있는 오키나와(沖繩) 특유의 언제나 있는 전술"라고 적었다.

오는 23일 치러지는 오키나와현 우루마시 시장선거에서 자민당이 지지하는 후보와 대립하는 한 후보가 초중학교의 급식비를 전부 무료로 하는 '무상급식' 공약을 제시한 것을 비판하는 대목에서 오키나와 현민의 공분을 살 발언을 한 것이다.

그는 18일 기자들에게 "(야당계 후보의 공약이) 듣기에는 좋지만 시민에 대해서 사기행위나 다를 게 없다는 의미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중상비방한 것은 아니다"고 발언 철회를 거부했다.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정부여당의 독선적인 사고방식이 나타난 것"(민진당), "민의를 무시하고 억압적으로 밀어붙이는 것"(공산당)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자민당 내에서도 "오키나와 현민을 우롱했다"는 자숙론이 일었다.




아베 정권은 북한 핵·미사일 위기를 강조하는 '북풍(北風) 몰이'로 높은 내각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잇따라 각료와 정치인의 망언이 나오는 악재를 겪고 있다.

지난 16일 야마모토 고조(山本幸三) 지방창생(활성화)담당상은 시가(滋賀)현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문화재를 소개하는 학예사(큐레이터)를 '암(癌)'으로 표현하며 "쓸어버려야 한다"고 막말을 했다가 문제가 되자 발언을 철회했다.

지난 4일에는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이 원전사고로 스스로 고향을 떠난 피난민에 대해 "(귀환은) 본인의 책임이자 판단"이라고 발언하고 국가의 책임을 묻는 기자에게 "다시는 오지 마라. 시끄럽다"고 반말로 대응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무타이 ?스케(務台俊介)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은 지난달 8일 자신이 작년의 이와테(岩手) 현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했을 때 직원에 업혀 물웅덩이를 건너 비판을 받았던 것에 대해 "(그날 이후) 정부가 장화를 많이 사들여 장화업계는 (돈을) 꽤 벌지 않았을까 한다"고 실없는 농담을 했다가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사퇴했다.

여기에 18일에는 중의원이기도 한 자민당의 나카카와 도시나오(中川俊直) 경제산업정무관이 불륜 문제로 사임하는 일까지 생겼다. 나카카와 정무관은 지난달 불륜 문제가 주간지에서 보도된 데 이어 이번달 다시 다른 여자와의 불륜 문제가 주간지 보도를 통해 밝혀지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처럼 악재가 잇따르자 여당 내에서도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06~2007년 아베 내각 당시에도 북풍으로 지지도를 올렸지만 관료들의 망언이 잇따른 영향으로 총리 취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임한 바 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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