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임신 중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자폐아 출산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에 강력한 의문을 제기하는 새로운 2건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토론토 여자대학병원 정신의학과 전문의 시몬 비고드 박사와 미국 인디애나 대학 발달정신병리학 교수 브라이언 도노프리오 박사는 별개의 연구논문을 통해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과 관련된 자폐아 출산 위험은 다른 위험요인들을 고려에 포함했을 땐 거의 제로에 가깝다는 주장을 제기했다고 헬스데인 뉴스 등이 18일 보도했다.
비고드 박사는 2002~2010년 사이에 태어난 3만5천906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임신 중 신세대 항우울제(SSRI: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에 노출된 아이들(2천837명)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자폐아 진단율이 2배 정도 높았으나 부모의 정신질환 병력, 출산 때 엄마의 나이와 교육수준, 생활습관(흡연 등) 등 갖가지 위험요인들을 고려에 넣었을 땐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과 자폐아 출산 위험 사이의 연관성은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도노프리오 박사는 다른 연구논문에서 비고드 박사와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1996년에서 2012년 사이에 스웨덴에서 태어난 158만629명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결과는 임신 첫 3개월 중 신세대 항우울제를 복용한 여성이 출산한 아이는 자폐아 진단율이 5.28%로 항우울제를 복용하지 않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의 2.14%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임신 중 항우울제에 노출된 아이들은 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율도 2배 이상 높았다.
그러나 엄마의 우울증 병력, 아빠의 항우울제 투약과 다른 환경적 위험요인들을 고려했을 땐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과 자폐증 또는 ADHD 진단 사이의 연관성은 크게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도노프리오 박사는 밝혔다.
더군다나 같은 형제일 경우 임신 중 항우울제에 노출 여부와 관계없이 자폐아로 진단될 위험은 같았다.
또 임신했을 때 항우울제 복용을 끊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나 임신 중 항우울제에 노출된 아이나 자폐증 또는 ADHD가 나타날 위험은 비슷했다.
임신 중 아빠가 항우울제를 복용한 경우도 태어난 아이가 자폐증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이는 자폐아 진단 위험 증가가 임신 중 항우울제 복용보다는 부모의 유전적 소인과 더 큰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두 연구논문의 저자들은 한결같이 지적했다.
이 두 연구논문은 모두 미국 의사협회 저널(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최신호(4월 18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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