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나빌레라 문화센터'란 이름으로 5월 19일 개장
(나주=연합뉴스) 송형일 기자 = 하얀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던 나주잠사(蠶絲)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일제 강점기 강제수탈 등 지역민의 아픔이 서려 있는 폐건물이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나주시는 다음 달 19일 나주잠사 문화아트 플랫폼을 개장한다고 19일 밝혔다.
나주잠사 문화아트 플랫폼 조성사업은 폐업이나 용도가 사라져 방치된 건물을 문화예술 콘텐츠 개발과 문화예술 교육의 선순환 거점공간으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로 추진했다.
나주시는 최근 공모를 통해 이 공간에 '나주 나빌레라 문화센터'(나나센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시인 조지훈의 '승무'에 따온 것으로, 누에고치가 나비가 돼 완전한 모습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형상화한 명칭이다.
금남동에 위치한 나주잠사(부지 4천637㎡, 건축면적 1천574㎡)는 일제 강점기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누에고치에서 명주실을 뽑았던 곳이다.
이 공장은 1910년 일본인 센가(千賀)가 설립한 회사로 한때 종업원이 1천 명이 넘을 정도로 규모가 큰 근대 산업시설 중 한 곳이다.
1970년대 나일론의 등장으로 양잠업이 사양길로 접어들자 1978년 폐업했다.
건조시설과 창고, 누에고치 보관소 등 1∼4층 규모 건물 6동과 굴뚝 등이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 있다.
나주시는 53억원을 투입, 창고 등을 문화예술 프로그램 교육을 위한 갤러리, 기획 전시실, 공동장비 활용이 가능한 개방형 공예실 등으로 리모델링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오랫동안 방치됐던 건물이 지역 예술가를 위한 문화교류와 창작, 전시, 주민소통의 거점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nicep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