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펀드, 대선 앞두고 투자대안으로 급부상하나

입력 2017-04-19 11:47   수정 2017-04-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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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펀드, 대선 앞두고 투자대안으로 급부상하나

'문재인 펀드' 출시 1시간 만에 완판

"저금리·불확실성 시대 투자대안 없는 현실 반영"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2017 문재인 펀드'를 출시한 지 1시간 만에 완판됐다.

선거펀드가 대선을 앞두고 새로운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를 지원하고 수익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금리와 불확실성에 투자대안이 없는 씁쓸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도 없지 않다.

19일 오전 9시부터 모금을 시작한 문재인 펀드 사이트(http://moonfund.co.kr/)를 들어가면 오전 11시 현재 '2017 문재인 펀드 입금마감공지'가 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투자자는 "오전 10시쯤 가입하려 했더니 '성원에 힘입어 조기 종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웹 페이지 메시지가 뜨며 참여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1차 모금 목표는 100억원이었다. 1인 모금 상한액과 하한액은 따로 두지 않아 1만원 이상 최고액 제한 없이 투자할 수 있었다.

또 투자자 제한도 없다. 공무원, 미성년자, 법인, 외국인 구분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펀드는 기부금인 후원금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세액공제 대신 원금과 이자가 반환된다. 이름은 펀드지만 금융상품이 아니라 일종의 금전 차용계약이다.

펀드로 조성된 선거자금은 선거 후 70일 이내 국고에서 비용을 보전받아 오는 7월 19일 원금에 이자를 더해 투자자에게 상환된다.

이자율은 16개 시중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적용해 연 3.6%로 정해졌다.

다만 득표율이 15% 이상이라야 국고보조금으로 선거 비용을 100% 보전받을 수 있다. 15% 이상이면 원금 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 이하이면 원금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득표율이 10% 이상 15% 미만이면 선거 비용의 절반을 보전받을 수 있다. 10% 미만이면 전혀 보전받지 못한다.

증권사의 프라이빗뱅커(PB)들은 지지율이 높은 후보 선거펀드의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작기 때문에 이자율만 보면 매력적인 투자상품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나금융투자 청담금융센터의 이현 차장은 "단기 금융상품의 이자율이 보통 연 1.8∼2.2%"라면서 "이를 고려하면 연 3.6%의 이자율만 놓고 보면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 이념과 이슈에 영향을 받는 수익형 상품이 나오는 현실에 씁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승현 대신증권반포WM센터 부장은 "문재인 후보가 15% 미만의 득표율을 기록할 가능성이 작아 안정성이 높다"면서도 "서버가 마비될 정도의 쏠림 현상은 저금리·불확실성에 투자 대안이 없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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