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가정폭력 '위험수위'…"권위적인 전통질서가 화근"

입력 2017-04-19 14:58  

전북 가정폭력 '위험수위'…"권위적인 전통질서가 화근"

작년 한해 5천83건 신고돼, "가족구성원 가치관 수평적으로 변해야"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전북 지역에서 가정폭력 신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궁극적으로 가정의 질서가 전통적 위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19일 새벽 전북 전주에서 어머니와 아들 2명이 모여 살던 한 가정에 불화가 닥쳤다.

술에 취한 채 집에 들어온 막내아들 A(44)씨는 잔소리를 하던 어머니를 향해 둔기를 휘둘렀다.

이를 말리던 친형도 폭행을 당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둔기를 마구 휘두른 A씨 탓에 한 가정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앞서 지난달 27일 무주에서는 동생을 살해한 '비정한 오빠'가 경찰에 붙잡혔다.

B(50)씨는 아버지가 돈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흉기를 들이댔고, 애꿎은 여동생을 살해했다.

가정폭력은 가정의 평화를 잔인하고 처절하게 짚 밟는 주범이다.

19일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가정폭력 신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2015년 전북도내 가정폭력 신고는 4천271건(검거 1천18건), 2016년에는 5천82건(검거 1천200건)이었다.

가정폭력은 물질 만능주의 사회와 개인주의 성향이 갈수록 두드러지는 요즘 시대에서 가장 큰 사회 갈등의 한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족구성원 사이에서의 폭력은 한번 발생하면 서로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겨 극단적으로는 가정을 파괴하는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곤 한다.


이에 요즘은 경찰까지 나서 독버섯처럼 자라나는 가정폭력을 최소화 하기 위해 정기적인 상담과 가정 방문을 통해 가정의 불화 원인해소에 힘쓰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정내의 권위적인 전통적 질서 존재를 가정폭력의 대표적인 원인으로 지목한다.

박소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법률구조 2부장은 "폭력은 가장 불행한 형태로 나타나는 의사소통 방법"이라며 "과거 가장이 권위적이다 보니 자신이 화가 났다는 사실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제는 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에 대해 비폭력적으로 대응할 방법을 찾아야 하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가정 내 질서와 구성원의 가치관이 수평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녀가 나이가 들어 독립하지 못하고 '캥거루족'으로 남는 사회현상도 가정폭력의 원인으로 꼽힌다.

박 부장은 "요즘은 30∼40대 자녀들이 결혼이나 취직을 하지 못하고 부모에게 얹혀사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자녀는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존하고 그런 자녀들을 바라보는 부모들은 답답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발생한 갈등이 상호 간 폭력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분석했다.

d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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