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 "마음 편히 병원 이용하게 해주세요"

입력 2017-04-19 16:06  

장애인들 "마음 편히 병원 이용하게 해주세요"

장애인 종합병원으로 떠넘기는 개인병원…휠체어 못 들어가는 진료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이승환 = 장애인의날을 앞두고 장애인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의료서비스가 이들의 불편을 가중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애인의날을 하루 앞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는 '장애인이 경험한 의료서비스 접근 및 이용 실태'를 주제로 열린 '제1회 장애인 아고라'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등 주최로 열렸다.

장애인 참석자 40여명은 병원에서 비장애인 환자들은 겪지 않는 불편을 많이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딸을 둔 척수장애인 김형희(여)씨는 "임신했을 때 개인병원에 갔더니 종합병원으로 가라더라.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갔더니 '진료하기 어렵다. 한 달 전부터 박사님한테 예약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며 씁쓸하게 말했다.

김씨는 또 "병원 진료실이 전동 휠체어로 들어가기에는 너무 좁아 수동 휠체어를 타야 한다. 그러려면 남편이 휴가를 내 같이 가줘야 한다"며 답답해했다.

청각장애인 김치완씨는 "일반인들끼리는 병원에 대한 정보를 쉽게 주고받을 수 있지만 청각장애인은 매번 병원에 찾아가 어떤 병원이 잘하는지 스스로 찾아야 한다"면서 "장애인이 원하는 병원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장 장애인 윤도균씨는 "밤에 응급 상황이 생겨 스스로 운전해서 병원에 가다가 사고가 난 적이 있다"면서 "각 장애인 협회마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차량이 정부 지원으로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간한 '2016 장애인통계'에 따르면 장애인의 19.1%가 최근 1년간 본인이 병·의원에 가고 싶을 때 가지 못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 이유로는 ▲ 경제적 이유 58.5% ▲ 불편한 교통 15.2% ▲ 희망하는 시간에 병원이 문을 열지 않아서 6.1% ▲ 의사소통의 어려움 4.5% ▲ 예약이 힘들어서 1.9% ▲ 장애인편의시설 미비 1.9% 등이 꼽혔다.

장애인단체총연맹 관계자는 "장애인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모든 과정마다 불편·부당한 경험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불쾌한 경험 때문에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참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a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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