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연심 의원 탈당으로 시의회 예결위 내 한국당 입지 축소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청주시의회에서 '턱걸이 통과' 할 것으로 예상되던 청주 쓰레기 제2매립장 조성 예산안 처리가 돌연 예측 불허의 안갯속에 놓이게 됐다.
다수당인 자유한국당 남연심 의원이 19일 전격 탈당, 국민의당에 입당하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8대 7로 우위를 지키던 자유한국당의 입지가 좁아졌기 때문이다.
본회의 표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매립장 예산안 처리를 놓고 시의회 내 각 정당 간 대결 구도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주시는 작년 6월 오창읍 후기리를 제2매립장 대상지로 선정할 당시 매립장을 지붕형으로 발표했으나 작년 11월 노지형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를 반대하는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이어졌으나 청주시는 노지형 방침을 고수, 지난 17일 개회한 제26회 시의회 임시회에 노지형 매립장 조성을 위한 103억원의 예산안을 제출했다.
이 예산안은 도시건설위원회와 예결위 계수 조정, 본회의 의결이라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청주시는 한국당과 민주당 소속 의원이 4대 4인 도시건설위에서 민주당의 반대로 관련 예산안이 부결되더라도 한국당이 수적 우위에 있는 예결위에서 살아나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남 의원이 국민의당으로 말을 갈아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예결위의 정당별 의석이 한국당 7석, 민주당 7석, 국민의당 1석으로 바뀐 것이다.
예결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찬성해도 민주당과 남 의원이 노지형 방침에 반대하면 103억원의 예산안은 전액 삭감될 수밖에 없다.
예결위에서 삭감된다 하더라도 매립장 예산이 살아날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 관문인 본회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다.
다수당인 한국당이 본회의 때 이의 제기를 해 표결로 예결위 계수조정 결과를 뒤집는 게 가능하다. 정족수가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인 만큼 다수당이 '표 대결'을 강행하면 소수당으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시의회에서는 이승훈 시장이 소속돼 있는 한국당이 38석 중 20석을 차지하고 있다. 매립장 예산이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결국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청주시가 낙관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는 이 시장의 항소심 결과에 따라 한국당을 탈당하는 '제2의 남연심 의원'이 나타날 수도 있다.
1심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아 당선 무효 위기에 처한 이 시장의 항소심 선고는 20일로 예정돼 있다.
상임위나 예결위에서 부결하는 예산안을 힘의 논리로 본회의에서 번복할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거센 반발을 사게 돼 의회가 파행을 겪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리하게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도 한국당으로서는 부담이다.
노지형 매립장 조성 방침을 둘러싸고 주민들과 청주권 시민단체가 찬반으로 나뉘어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청주시의회가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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