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安 '문재인 1번가' 해적사이트 놓고 옥신각신

입력 2017-04-19 22:02  

文-安 '문재인 1번가' 해적사이트 놓고 옥신각신

com→net으로 바꾼 유사사이트 등장…접속했더니 安 홈페이지로

"페어플레이 위배" vs "자작극"…운영자, 논란 일자 사이트 폐쇄한듯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연일 격렬한 '검증공방'을 벌이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이 19일 문 후보의 정책 홈페이지를 본떠 만든 해적사이트를 둘러싸고 옥신각신했다.

이날 오후 인터넷에는 문 후보의 정책 홈페이지인 '문재인 1번가'(www.moon1st.com)와 비슷한 주소를 가진 홈페이지(www.moon1st.net)가 등장했는데, 이 사이트를 클릭하면 안 후보의 공식 홈페이지로 연결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사이트에 접속한 네티즌들 가운데 문 후보 지지자들은 SNS에 이 주소를 퍼 나르며 음모론을 제기했다.

문 후보의 공약을 쇼핑몰 형식으로 만든 '문재인 1번가'가 젊은층 사이에서 화제가 되자 이를 '시기'한 안 후보 측이 도메인 끝의 닷컴(.com)을 닷넷(.net)로 바꾼 유사사이트를 만들어 훼방을 놨다는 주장이었다.

문 후보 측도 발끈했다. 민주당 윤관석 선대위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페어플레이에 위배되는 비신사적 선거운동"이라며 "이 해적사이트를 안 후보와 국민의당이 공식적으로 만들었는지 공개질문을 드린다. 답하길 바란다"고 항의했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해당 사이트는 국민의당과도, 안 후보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오히려 민주당의 자작극 아니냐고 쏘아 붙였다.

장진영 선대위 대변인은 "문 후보의 정책쇼핑몰인 '문재인 1번가'가 인기라는 것도 몰랐다"면서 "이것을 본뜬 해적사이트가 있고, 이 사이트가 바로 안철수 후보의 주소로 연결되고 있다는 사실도 민주당 논평을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안 후보를 비난하기 전에, 민주당은 (사이트 운영자를) 즉각 고발하라"며 "고발하지 않으면 문재인 후보와 민주당의 자작극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쏘아붙였다.

이날 오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운영하는 도메인 정보검색 사이트 'WHOIS'에 따르면 해당 도메인의 보유자 이름은 '이정재(jungjae lee)', 주소는 청와대의 영문 주소인 '1, Cheongwadae-ro, Jongno-gu 1st'로 조회됐다.

이 사이트 운영자는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계속되자 오후 들어 해당 사이트를 폐쇄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주소로 접속하면 '이 페이지를 표시할 수 없습니다'라는 경고 문구만 나올 뿐이다.

본인을 사이트 운영자라고 밝힌 이 모 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인기주소라 (도메인을) 보유했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인기 도메인이라고 판단해 보유·판매용으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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