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렘린궁 주장…러 외무부도 "무력적 해법 '해피엔딩' 된 적 없어"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긴장이 여전한 한반도 위기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크렘린궁 대변인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공보수석)는 19일(현지시간) 한반도 위기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러시아는 정치·외교적 해결 방안 지지자로 남아있으며 제재를 통한 문제 해결은 전망이 없다고 주장했다.
페스코프는 "(한반도) 상황이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우려한다"면서 "북한은 러시아 극동 인근에 위치한 나라"라고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당사자들이 자제와 신중, 이성 쪽으로 움직이도록 일정한 국제적 압력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효용성이 증명된 국제적 틀(6자회담) 속에서의 협상을 포함한 정치·외교적 해결 노력을 지속할 것을 지지한다"면서 "러시아는 한 번도 제재를 통한 소통을 지지한 적이 없으며 그것은 전망이 없는 접근법으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도 가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선제타격 경고와 관련한 질문에 "충분히 숙고되지 않은 군사적 시나리오에 따라 전개된 국제적 사건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면서 "그런 시나리오가 '해피엔딩'으로 끝난 사례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또 하나의 전장(戰場)을 만드는 것, 특히 핵무기가 관련된 전장을 만드는 것은 아주 극적인 전망을 가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이 핵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주문이었다.
자하로바는 "유감스럽게도 미국인들은 먼저 무언가를 하고 그다음에 문제를 숙고하기 시작하는 나쁜 특징이 있다. 우크라이나, 시리아사태를 비롯한 많은 경우에서 그랬다"면서 "이번 경우(한반도 위기)엔 전혀 다른 시나리오에 따라 상황이 전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측의 이 같은 반응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전력적 인내' 정책 종언을 선언하고 군사력을 포함한 모든 방법으로 대북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데 대한 비판으로 해석된다.
페스코프 공보비서는 앞서 지난 14일에도 "러시아는 큰 우려를 갖고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모든 당사자들의 자제를 촉구하면서 도발적 행보가 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하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6자회담 참가국 가운데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북한의 입장을 가장 적극적으로 두둔해 왔다.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비난함과 동시에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 등을 포함한 대북 군사 압박에 강하게 반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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