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전서 만나는 '친정' 인삼공사에 "비수 한 번 꽂겠다"
(고양=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플레이오프 내내 풀이 죽어 있던 서울 삼성 가드 김태술(33)이 마음껏 포효했다.
김태술은 19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 고양 오리온과 경기에서 12점, 3어시스트로 팀의 91-84 승리에 기여했다.
특히 삼성이 4점 앞선 경기 종료 55초 전에 터뜨린 3점포는 이날 경기 승부를 정하는 한 방이었다.
이상민 삼성 감독도 "그 슛이 들어가면서 안심이 됐다"며 승리를 확인하는 슛이었다고 인정했다.
김태술은 인천 전자랜드와 6강 플레이오프는 물론 정규리그 막판부터 플레이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삼성 유니폼을 새로 입은 김태술은 정규리그 1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는 듯했다.
그러나 정규리그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패스와 슛 등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졌다.
시즌 막판까지 선두 경쟁을 벌이던 삼성이 4강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안양 KGC인삼공사, 고양 오리온에 내주고 3위로 밀린 이유도 김태술의 부진에서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오리온과 4강에서도 삼성은 김태술 대신 40세 노장 주희정이 주전으로 나설 정도로 이상민 감독의 고민이 컸다.
하지만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한 방으로 김태술은 승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김태술은 "사실 어제부터 장염이 와서 설사하느라 컨디션이 안 좋았다"며 "마지막 3점은 던지면서 느낌이 좋아서 들어갈 것 같았다"고 말했다.
3점을 꽂아 7점 차를 만든 뒤 포효한 그는 "저도 모르게 그동안 스트레스 등으로 안 좋았던 마음을 그 한 방으로 뱉어내려고 한 것 같다"며 "일단 수비부터 하면서 팀에 기여하려고 한 것이 공격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김태술은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인삼공사에서 뛰었던 선수다. 2011-2012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우승까지 맛봤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친정'을 상대하게 된 그는 "이적한 뒤에도 인삼공사와는 늘 좋은 경기를 했다"며 "친한 선수들이 많다 보니 즐겁게 편한 마음으로 해서 그런 것 같다"고 여유를 보였다.
김태술은 "정규리그에서도 우리가 4승 2패로 우위를 보인 만큼 이번에는 '친정'이지만 비수를 한번 꽂고 싶다"고 의욕을 불살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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