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文 비판' 놓고 정의당 시끌…文지지자 항의도 폭주(종합)

입력 2017-04-20 18:27   수정 2017-04-20 18:28

심상정 '文 비판' 놓고 정의당 시끌…文지지자 항의도 폭주(종합)

민주-정의 신경전…"보수후보 도와" vs "文 도울이유 없어"

정의당 일부 당원들 탈당…송영길-박원석 설전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최평천 기자 =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19일 TV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작심 비판'한데 대해 20일 정의당 안팎에서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이 정의당을 대상으로 거세게 항의하는 등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심 후보는 전날 문 후보를 향해 국가보안법 폐기 등의 쟁점 등에서 확실한 입장을 보이지 않는다며 공세를 폈다. 또 복지공약에 대해서는 문 후보가 후퇴했다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는 선명한 진보노선을 앞세워 문 후보와 차별화함으로써 민주당이 확보한 진보층 표심을 가져오기 위한 전략적 공세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이튿날까지 정의당 당원들 사이에서는 심 후보의 '문재인 때리기'에 대한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일부 문 후보 지지자들의 항의와 비판도 온종일 이어졌다. 일부 당원들은 심 후보가 보수진영과 함께 문 후보를 '협공'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당원 게시판에 탈당 의사까지 밝히고 나섰다. 심 후보가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지나친 공세를 하면서 오히려 보수진영 후보들을 돕게 됐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오전까지 10여명의 당원들이 탈당했다고 정의당 관계자는 전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한 당원은 "정의당이 왜 문 후보의 편을 들어야 하느냐. 있는 그대로 정의당의 이념을 보여줘야 하지 않느냐"며 심 후보를 옹호했다.

이처럼 공방이 거세지면서 정의당 홈페이지는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특히 문 후보 지지자들이 정의당 당사에 항의전화를 반복하면서 당 업무가 온종일 마비된 상태라고 정의당 측은 전했다.

이혁재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늘만 항의 전화가 1천 통 가까이 와서 당직자들이 일할 수가 없었다"며 "논리적인 비판이라면 받아들이겠지만, 고성을 지르며 욕을 하면서 '문재인 비판하지 말아라'고 하는 전화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잘못된 정책이나 바람직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 민주주의 원리"라며 "문 후보나 민주당에서 지지자들에게 이러한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 지지자들의 비난은 SNS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일부 지지자들은 심 후보 페이스북에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얄밉다', '한심하다', '적폐세력 두고 왜 문 후보를 비판하는가' 등의 댓글을 남겼다.

양측 선대위 인사들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문 후보 선대위 송영길 총괄본부장은 트위터에 "모두 1등 후보에게 공격을 한다. 심 후보마저 편승하는 것을 보니 정의당이 정의가 아닌 듯하다"고 남겼다.

이에 대해 심 후보 측 박원석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송 의원이 심 후보를 '숟가락 후보'로 모독했다"며 "심 후보와 정의당은 문 후보나 민주당을 돕기 위해 출마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p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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