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김빛내리 연구팀, RNA 자르는 드로셔 단백질의 기능 밝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세포 내 마이크로RNA가 드로셔 단백질에 의해 형성되는 과정을 세포 내에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마이크로RNA(miRNA)는 세포 내 아주 작은 생체물질로, 유전자가 과도하거나 부족하게 발현되지 않도록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RNA연구단 김빛내리 단장 연구팀이 드로셔 단백질이 miRNA를 자르는 위치를 대량으로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3년 드로셔 단백질이 miRNA를 자르는데 필수적인 효소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뒤, 지난해 드로셔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규명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 세포 안에서 드로셔에 의해 만들어지는 miRNA 각각에 관한 정보는 부족했다.
기존 자외선을 이용해 RNA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실험 방식을 드로셔에 적용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자외선 대신 포름알데히드를 이용, 포름알데히드가 RNA와 드로셔 결합 부위에 들어가 둘을 이어주도록 했다.
이 상태에서 드로셔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를 처리해 드로셔에 붙어있는 RNA 산물을 염기서열 분석법으로 읽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사람의 배아 신장세포와 자궁경부암 세포에서 수백개에 달하는 miRNA 절단 위치를 찾아냈다.
기존 드로셔 절단부위는 극소수의 일부 miRNA에 대해서만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에 개발한 포름알데히드 실험법을 이용하면 한 번에 대규모로 miRNA 절단 위치를 분석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이번 실험에서 얻은 miRNA 데이터를 세계 최대 규모 miRNA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한 결과, miRNA 염기서열 끝과 드로셔 절단 위치의 상당수가 같지 않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
이는 많은 miRNA가 생성 과정 중 끝 부분에서 추가로 변형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드로셔는 RNA를 잘라 신경 발생이나 골수 형성 과정을 조절하며,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기능도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생물학 분야에서 드로셔의 기능을 규명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몰레큘러 셀'(Molecular Cell) 이날 자에 실렸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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