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2위 카카오 이전상장 검토에 거래소 '당혹'(종합)

입력 2017-04-20 16:00   수정 2017-04-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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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2위 카카오 이전상장 검토에 거래소 '당혹'(종합)

카카오 이전상장하면 코스닥 시총 6조원 이상 감소

거래소 "코스닥 중소벤처육성정책에 찬물…재고 원해"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전명훈 기자 =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카카오[035720]가 20일 유가증권시장으로의 이전상장 추진을 공식화하자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날 조회공시 요구에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에 대해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이나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며 밝혔다.

이에 대해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과 중소벤처 육성 정책들이 더 나오고 이런 분위기를 타면서 코스닥시장도 관심이 커질 텐데 카카오가 이전하게 되면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는 것 아닌지 싶다"며 "카카오가 재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때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으로 안 가고 계속 남을 것처럼 했는데 당혹스럽다"며 "신의에 원칙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카카오가 시장을 옮길 경우 코스닥시장에는 당장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일단, 시총이 6조원 넘게 빠진다. 코스닥지수도 하락할 수 있다.

또 최근 4차 산업혁명과 중소기업 육성이 정책 화두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이전하게 되면 그 의미가 퇴색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 시가총액은 6조1천486억원으로 셀트리온[068270](11조1천653억원)에 이어 2위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이마트[139480](6조5천926억원)에 이어 43위 수준으로 떨어진다.

카카오는 201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이후 다음카카오로 사명을 변경했다가 2015년 9월 카카오로 다시 바꾼 회사다.

합병 후에도 정보기술(IT) 중견·중소기업이 많이 포진해 있는 코스닥시장에 그대로 남아 코스닥시장의 상징적인 회사로 꼽혀왔다.

카카오의 지난해 영업수익 1조4천642억원, 영업이익 1천161억원, 당기순이익 655억원으로 규모 면에서는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카카오가 이전 상장하면 코스닥시장 '시총 2위' 지위는 유가증권시장 '40위권 밖'으로 바뀌기 때문에 이전 검토 배경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면 코스피200 종목에 편입되고 수급이 더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교적 변동성이 큰 코스닥시장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더 안정적인 수급을 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도 "유가증권시장으로 가면 코스피 추종 펀드 등이 있어 매수가 다소 늘어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기대감으로 카카오 주가는 이날 4.13% 올라 9만800원으로 마쳤다. 주가가 9만원 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8월 11일(9만1천300원) 이후 8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그러나 유가증권시장에 있든 코스닥시장에 있든 기업 가치평가는 사실상 달라지는 것이 없어 수급이 얼마나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카카오가 다른 의도가 있는지는 회사가 정확한 이유를 밝히기 전까지는 잘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k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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