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확대기에 시작, 완공 무렵엔 불황" 징크스 맞을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세계 각국에서 초고층빌딩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지난 4월 3일 국내 최고층 건물(123층·555m)이자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빌딩인 롯데월드타워가 공식 개장한 것을 비롯, 올해 높이 200m 이상의 마천루 건물만도 240개가 준공될 예정이다. 부동산투자가 활황인 중국이 절반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동과 동남아도 가세하고 있다.
200m 이상의 초고층빌딩 건설은 2008년 리먼 사태가 터지기 전에는 기껏 연간 50개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던 것이 세계 경제의 회복세를 타고 2013년 이후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작년의 거의 배에 달할 전망이다.
각국 건축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고층빌딩·도시거주평의회(CTBUH)"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보도에 따르면 올해 완성될 초고층빌딩은 중국이 약 120개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200m 이상 초고층빌딩은 올해 600개를 넘어서게 된다. 10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경제성장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가 건설경기를 뒷받침하고 있다. 바다에 면한 연안 지역뿐만 아니라 내륙의 지방도시에도 초고층빌딩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고 있다.
선전(深천<土+川>)시에 들어설 "핑안(平安)국제금융센터"가 올해 완성 예정인 건물 중 가장 높다.
지상 600m에 달할 이 건물은 상하이(上海)에 있는 "상하이센터빌딩(상하이타워·632m)에 이어 중국에서 2번째로 높은 건물이 된다. 세계적으로도 4번째 높은 건물로 등극하게 된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있는 부르즈 칼리파(828m·163층)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서도 200m 이상의 초고층빌딩이 여러 동 완공될 예정이며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에서도 여러 동이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경우 미쓰비시(三菱)지소(地所) 레지던스가 건설하는 타워 맨션 '더 파크하우스 니시신주쿠(西新宿)타워 60'이 올해 준공될 예정이다. 고도제한이 엄격한 유럽의 경우 터키가 눈에 띄는 정도다. 미국도 뉴욕을 중심으로 건설경기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내년에 완성될 예정인 200m 이상 초고층 건물은 180개로 올해보다 30% 정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가 부동산 버블을 우려, 연착륙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원유가격 동향이 중동의 건설경기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할 경우 신흥국에서 자금유출현상이 일어날지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초고층빌딩은 경기확대기에 시작돼 완성할 때쯤이면 불황이 온다"는 징크스가 이번에도 들어 맞을지 주목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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