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사이버대책 오리무중…"90일 지났지만 전담조직도 없어"

입력 2017-04-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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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사이버대책 오리무중…"90일 지났지만 전담조직도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사이버안보 대책이 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전 해킹 방지 등 사이버안보 대책 조기 마련 방침을 밝혔으나, 아직도 아무런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초 정보 당국으로부터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취임 이후 팀을 꾸려 90일 이내에 사이버안보 대책을 마련해 보고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취임 90일은 맞은 이날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물론 전담조직조차 꾸리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껏 사이버안보 대책과 관련해 한 조치는 핵심 측근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을 정부와 민간 분야의 가교 구실을 하는 일종의 '사이버안보 고문'으로 발탁한 뒤 지난 1월 31일 백악관 루스벨트 룸에서 회의를 연 것이 고작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 내에서 어디서 사이버안보 대책 마련을 주도해야 하는지를 놓고도 혼선이 빚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통상적으로 관련 보고서 마련에 관여하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관련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익명의 NSC 대변인은 NSC가 사이버안보 대책 업무를 총괄하는지, 또 줄리아니가 현재 그 일을 책임지고 있는지, 이른바 '90일 보고서'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줄리아니는 민간업체들이 참여하는 사이버안보 회의를 주선하고 이들의 조언을 구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사이버안보 대책 계획안 마련작업에까지는 관여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줄리아니의 한 대변인은 "줄리아니는 90일 보고서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린드세이 월터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90일 내 사이버안보 대책 마련 약속이 불발된 데 대해선 언급을 삼간 채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와 민간 양측 전문가들을 임명했고 그들이 현재 NSC와 신설조직인 '미국혁신국'(OAI) 등과 협력해 사이버 안보 계획을 만들고 있다"고만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한 달 안에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도 제시하겠다고 했으나 이 또한 지켜지지 않았다고 폴리티코는 덧붙였다.

si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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