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정치기자 2명이 1년반 100여명의 소식통과 인터뷰한 취재기
(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 미국에서 금주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오른 「산산조각난:힐러리 클린턴의 불운한 선거의 내면」은 유력한 미국 대선주자였지만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에게 맥없이 패배한 클린턴 전 후보와 캠프의 추락 과정을 기록한 정치 서적이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에서 백악관을 출입했다가 지금은 정치사이트 사이드와이어의 편집책임자로 자리를 옮긴 조너선 앨런, 의회전문지인 '더힐'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에이미 파네스 등 2명의 베테랑 기자가 집필했다.
워싱턴 정가의 소식통 100여 명과의 지난 1년 반 동안의 인터뷰를 통해 탄생한 이 저작은 크고 충격적인 폭로는 없다.
하지만 '클린턴 세계'에서 벌어진 사태들이 캠프나 언론을 통해 외부에 공개적으로 묘사됐던 것과는 상충하는 점이 많았으며, 잘 대처되지 못한 불운이 누적되며 클린턴과 그녀의 팀이 나락으로 떨어졌음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이 책은 대선 내내 클린턴 후보의 발목을 잡았던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잘못된 대처가 대선 패배의 결정적 요인이었음을 지적한다.
2015년 3월 시작된 클린턴 후보의 사설 이메일서버 설치 폭로부터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대한 러시아의 해킹, 캠프 좌장이던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 유출 등 '이메일 악령'을 클린턴 후보와 캠프가 확실히 떨쳐내지 못한 게 결국 승패를 갈랐다는 것이 저자들의 시각이다.
또 당내 경선에서 클린턴 후보의 경쟁자였던 '아웃사이더' 버니 샌더스가 몰고 온 강력한 태풍으로 인해 그녀에게 월스트리트를 옹호하는 낡고 부패한 정치인의 이미지가 덧씌워졌고, 트럼프가 이를 활용한 게 대선 승부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클린턴 후보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낙담한 부인을 위로하면서 "꼭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같다"는 말을 했다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일부 일화들도 이 책은 담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자들은 "클린턴 후보는 좌우 양쪽으로부터 미국의 모든 잘못된 것의 완벽한 상징으로 비쳤다"고 지적했다.
480쪽. 크라운 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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