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 전 美국방 "中 태도변화로 북핵 협상 기회 열려"

입력 2017-04-21 08:59   수정 2017-04-21 11:41

페리 전 美국방 "中 태도변화로 북핵 협상 기회 열려"

해커 박사 "北, 고농축우라늄 200~450㎏ 보유 추정"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의 대북 인식 변화로 북한과의 핵 협상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주장을 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전했다.

페리 전 장관은 미국 민간단체 '참여과학자연맹'이 20일(현지시간) 전화로 개최한 북한의 핵·미사일 협상 가능성에 관한 전문가 토론회에서 "중국은 최근 북한의 핵 개발이 자국의 핵심 이익에 위배된다고 인식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페리 전 장관은 북핵 문제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과거와 달라지면서 그동안 열리지 않았던 북한과의 '협상의 문(window for negotiations)'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열려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랫동안 북핵 문제를 우려하지 않는 것 같았던 중국이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로 한반도 전쟁 발발이나 한국·일본의 핵 보유 가능성이 커지면서 자신들의 핵심 이익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해 태도변화를 보이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페리 전 장관은 "중국의 이익 때문에 당근과 채찍이 함께 담긴 협상 방안을 중국과 협력해 (북한에)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며 "미국·한국·일본이 당근을 제시하고 중국은 채찍을 내놓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핵 보유는 정권 유지를 위한 억지력 차원으로, 핵을 사용한 기습공격이나 선제공격을 계획할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미국 등의) 선제공격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 1단계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및 수출 통제, 2단계로 '핵 없는 한반도'를 목표로 한 핵무기 감축 등을 진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데이비드 라이트 박사는 북한이 무수단 중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서 단 한 번만 성공한 상태에서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미사일 시험발사가 없이는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이 북한과 (미사일) 발사시험 동결 협상이 가능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전문가 토론회에 참여한 미국의 핵 과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특사를 파견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북한의 핵 사용을 막기 위한 대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커 박사는 "현재 북한은 200∼450㎏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플루토늄 보유량까지 합치면 20∼25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양이라고 주장했다.

yooni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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