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자서전 '돼지흥분제' 내용 온라인서 알려져 비판여론 확산
안철수측 "성폭력 공범을 대선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1일 대학 시절 친구의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모의에 가담했다고 자전적 에세이를 통해 고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가 된 부분은 홍 후보가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의원으로 활동하던 2005년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 '나 돌아가고 싶다'의 '돼지 흥분제 이야기' 대목이다.
홍 후보는 고려대 법대 1학년생 때 있었던 일이라면서 "같은 하숙집의 S대 1학년 남학생이 짝사랑하던 여학생을 월미도 야유회 때 자기 사람으로 만들겠다며 하숙집 동료들에게 흥분제를 구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 하숙집 동료들은 궁리 끝에 흥분제를 구해주기로 했다"면서 해당 남학생이 맥주에 흥분제를 타서 여학생에게 먹였으나 여학생의 반발로 미수에 그친 점, 하숙집 동료들 간 흥분제 약효를 놓고 격론이 벌어진 점 등을 소개했다.
홍 후보는 글의 말미에 "다시 (과거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고 서술했다.
해당 부분을 발췌한 사진이 20일부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본격적으로 퍼지면서 인터넷에서는 명백한 성범죄 모의라면서 분노하는 여론이 크게 일었다.
야권에서도 홍 후보를 비판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은 "대학교 1학년 학생을 상대로 약물을 몰래 먹인 성폭력의 공범임이 드러난 이상 우리는 홍준표 후보를 대선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면서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홍 후보는 2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해명을 자청, "내가 (성범죄에) 관여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같이 하숙하던 S대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옆에서 들은 것"이라면서 "책의 포맷을 보면 S대 학생들 자기네끼리 한 이야기를 내가 관여한 듯이 해놓고 후회하는 것으로 해야지 정리가 되는 그런 포맷"이라고 설명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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